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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제작사가 개발하고 대형 게임사는 퍼블리싱…선순환으로 '상생' 구조 만들까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3.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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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최근 대형 게임사들이 인디게임 업체가 개발한 작품을 퍼블리싱해서 서비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레드오션이 된 모바일 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캐주얼성을 강화해 스팀과 같은 PC플랫폼에 출시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선보인 작품들도 어느정도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게임사의 서비스 역량과 인디게임사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협업으로 한국 게임산업 전반에도 선순환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오위즈를 중심으로 대형 게임사들이 인디게임사와 손잡고 스팀 등의 PC플랫폼에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네오위즈, 로그라이크 신작 '스컬' 스팀서 얼리 엑세스. [사진=네오위즈 제공]<br>
네오위즈, 로그라이크 신작 '스컬' 스팀서 얼리 엑세스. [사진=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는 지난달 19일 인디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 '스컬' 얼리억세스 버전을 스팀에 출시했다. '스컬'은 스팀 출시 하루 만에 '전 세계 최고 판매 제품 TOP 10'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도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스팀에 '메탈유닛'의 얼리 엑세스 버전을 출시했다. 젤리스노우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메탈유닛은 스토리 중심의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들이 근접, 원거리, 보조 무기 등을 이용해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네오위즈는 기본적으로 '게임에 관한 결정은 모두 개발사의 뜻대로 한다'는 것을 기본 골자로 내세우고 있다. 퍼블리셔는 개발자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개발 이외의 모든 부분을 지원한다. 

스컬과 메탈유닛 등, 2020년을 맞은 네오위즈의 첫 행보가 인디 게임 퍼블리싱에 집중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대형 게임사와 인디 개발사의 협력 사례가 올해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네오위즈뿐 아니라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라인게임즈 등 인디게임에 투자를 강화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8년 2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 니오스트림 인터렉티브에 약 30%의 지분투자 소식을 알리며 플랫폼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모바일 시장에 집중했던 방향에 경쟁력을 더하기 위해 콘솔 및 스팀 게임 개발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준 니오스트림 인터렉티브 이사는 넷마블의 지분투자 소식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개발 자유도 100%를 지키기 위해 외부 투자를 신중히 고려했으며, 개발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확답이 있었기에 넷마블과 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니오스트림 인터렉티브의 기대작 '리틀 데빌 인사이드' [사진=니오스트림 인터렉티브 제공]

스마일게이트 역시 꾸준히 인디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다. 영세 개발사 및 가망성 있는 인디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오렌지팜'을 설립해 운영해온 것은 물론, 지난 2019년 9월엔 자사의 소셜 플랫폼인 스토브를 통해 4종의 패키지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라인게임즈에서 상표권을 출원한 'HP 소드'는 대형 게임사의 퍼블리싱 지원의 긍정적인 요소가 극대화된 케이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디 게임 개발팀 '팀 글로벌 버블(Team Global Bubble)'가 제작한 'HP 소드'는 2017년에 개최된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에서 베스트 인디 게임 최우수상을 받고 BIC 2017 그랑프리에 지명되는 등 호평을 받았지만 개발 중단이 되면서 빛을 보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라인게임즈가 HP 소드의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게임개발도 재개됐다. 퍼블리셔의 지원으로 사장될 뻔한 게임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상체는 비대하지만 허리는 상대적으로 부실하고 하체는 전무하다 싶은 수준.'

최근 몇년간의 한국 게임업계를 관통하는 말이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로 비롯되는 정상급 게임사는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펄어비스·크래프톤 등의 중견게임사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얇았던 허리층도 점차 두꺼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소규모 및 1인 게임 개발사들의 어려움은 개선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이저 게임사가 유망한 인디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은 소규모 게임사 입장에서는 가뭄 중 단비와 같은 소식인 것이다. 

대형 게임사들은 인디 개발자들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흥행 가능성 높은 게임을 발굴해내는 선구안을 키울 수 있고, 인디 개발자들 역시 단시간의 수익 창출을 위한 비슷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대신 더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퍼블리셔의 과도한 입김으로 참신한 게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최근에는 퍼블리셔들도 개발 과정에서의 간섭을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있기에 이같은 우려는 점점 옅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넷마블, 네오위즈 등 대형 게임사와 소규모 게임사 간의 이같은 협업이 한국 게임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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