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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무색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최대 실적'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연임에 쏠리는 '관심'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20.03.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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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지난 2012년 단행한 농협의 신경분리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금융사업)과 경제(농산물유통)를 분리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경분리가 단행됐지만, 선출직인 중앙회장이 사실상 금융지주의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안정적인 경영 활동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 취임 이후 호실적을 내며 무난히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사임하는 등 인사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이끌어 낸 김광수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사진=업다운뉴스 손힘찬 기자]

19일 금융권 따르면 임추위는 손병환 농협금융 부사장을 농협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경기 출신인 이 회장은 대의원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남지역 조합장들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됐다. 금융권에서는 영남출신인 손 부사장의 내정에 일종의 '보은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 전 농협은행장의 후임자를 선정하는 농협금융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 농협중앙회 소속이자 이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재영 낙생농협 조합장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농협금융의 권한인 농협은행장 선임에 이 회장의 영향력이 개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의 당선 이후 이 전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 농협 금융계열사 6곳의 CEO가 사임했다.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와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역시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선출직인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다. 전임 김병원 회장이 단임제에서 연임제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연임의 꿈을 접고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12월 조기 사임했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234만여 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며, 산하에 두고 있는 28개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신경분리 이후 형식적으로 농협금융은 완전한 독립적 지위를 확보했지만 사실상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 회장의 입김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농협금융 이 회장 취임 이후 6개 계열사 CEO가 사임 의사를 밝힌 것도 이 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농협금융은 매년 농협중앙회에 농업·농촌 지원을 위한 농업지원사업비 분담금을 낸다. 일종의 브랜드 수수료(명칭 사용료) 성격도 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 지급한 분담금은 4136억원에 달한다. 2018년 3858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신경분리 첫 해인 2012년에는 4351억원을 부담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 수수료를 지급하는 LG그룹이 약 2600억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신경분리가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이 인사권을 무기로 농협금융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완전한 신경분리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농협금융이 주체적으로 임추위를 구성하고 독립적인 결정을 할 수 있어야 신경분리가 비로소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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