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권영수 ㈜LG 부회장이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 LG 주요 계열사 의장을 맡게 되면서 그룹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다.
권 부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19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각각 기타비상무이사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이로써 권 부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이사회 의장에 LG화학 의장까지 4개 핵심 계열사 의장을 맡게 됐다.
권 부회장이 그룹 4개 주력 계열사의 의장이 된 것은 재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LG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기 때문에, 여기에 권영수 부회장의 생각이 적지 않게 반영될 수 있다. 권 부회장이 ‘1등 LG’를 앞세워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각 계열사의 투자 등에 대해 공격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각각 LCD 패널과 차량용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올려놓으며 ‘1등 전도사’로 불렸다.
이는 권 부회장의 남다른 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LG그룹 내에서 고속 승진 가도를 달린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1979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뒤 32세에 LG전자 최연소 부장, 45세에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49세의 나이에 LG디스플레이의 CEO가 됐다. 2015년 LG유플러스 CEO로 지낸 데 이어 2018년 7월 ㈜LG 부회장이 됐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돌며 CEO를 맡은 것은 그만큼 LG에서 권 부회장의 능력을 인정함을 뜻한다. 권 부회장은 자신에게 책임이 주어지면 이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집념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권 부회장이 어떻게 이사회를 장악할지에 주목한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만큼, 4개 주력 계열사에 대해 강력한 체질개선과 사업구조 개편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들은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 서 있다. LG유플러스는 시장점유율 3위 기업으로서 5G 시대에 힘겨운 주도권 싸움을 펼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의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과 OLED로의 사업 전환의 기로에 선 상태다.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 속에서 ㈜LG는 지난해 4분기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퍼진 상황이다.
권 부회장은 40년 이상 한 회사만 다니며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핵심 계열사의 CEO를 돌며 남다른 사업 수완을 보인 권 부회장은 지주사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