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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코로나19·주가 폭락...커져가는 아시아나 인수 딜레마
HDC현대산업개발, 코로나19·주가 폭락...커져가는 아시아나 인수 딜레마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03.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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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지난해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을 선언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지난해말부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란 속담처럼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식 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시작으로 '승자의 저주'설이 나오더니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이 최대 불황을 맞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인수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는 당초 예정된 4월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25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낀 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에 대규모 여신을 요청했다는 설이 돌았다.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한강로3가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한강로3가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산업은행에 대규모 여신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아시아나 인수는 계획대로 이상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예정대로 4월말에 아시아나 인수를 마무리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업계 전체가 힘들다"는 말로 에둘러 답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더라도 인수 가격과 시기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말 사모사채 약 1700억원 발행을 완료하며 인수자금 마련의 첫 단추를 끼웠고, 지난 5~6일 진행된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에서도 청약률 105.47%를 달성해 인수자금 중 약 3207억원을 일반공모 없이 마련해 13일 납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과 은행권과의 인수금융 등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마련해 예정된 수순에 따라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수익성 개선 불확실성과 인수 가격부담 등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걸 지적했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683억원의 영업손실(별도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하며 전년(-351억원)보다 적자규모가 10배 넘게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963억원에서 6727억원으로 7배가량 늘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말 모빌리티 그룹으로 웅비하겠다는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이렇게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은 모든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임원의 급여를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계획대로 이루어진다 해도 빚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코로나19가 겹친 지금 상황은 더욱 최악"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벌써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포기 사례를 상정하고 있다. 한화는 2008년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려다 금융위기가 오자 인수가의 5%를 일부 돌려받는 수준에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당시 한화와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금융위기와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난 것과 인수 선언 후 자금악화라는 공통점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인수 건은 한화와 현대산업개발의 상황은 다르다"며 "아시아나 인수는 진행하되 산업은행과의 인수 조건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는 절대 없으며 어느 정도 타이밍을 두고 인수 작업이 진행될 뿐이라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