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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고 희망퇴직 받는 영화관...코로나19에 넷플릭스까지 '첩첩산중'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0.03.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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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체 영화관의 좌석 판매율이 2%까지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극장체인 CGV와 메가박스가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나섰다. 정상 영업을 하는 영화관도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Screen cut off)를 시행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임원 임금을 자진 반납하고,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관의 손해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가 덩치를 키우면서 영화산업 생태계의 지각변동까지 감지되고 있다.

 CGV 전주효자점이 임시 휴업해 불이 꺼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는 28일부터 전국 직영점 116개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5개 극장 영업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26일 CGV가 발표한 임시 영업중단 직영점은 서울 대학로·명동·수유·청담씨네시티·피카디리 1958·하계점과 의정부 태흥 등이다. 휴업 지점 외 나머지 CJ CGV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 상영하게 된다. 

CGV는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영업 재개일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영화관을 방문한 직후부터 상영 회차를 줄이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했던 CGV이지만 직영점의 임차료 부담 가중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깊어지자 강력한 자구책을 꺼내들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1분기부터 대규모 적자를 예고한 CGV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직원 대상 주3일 근무 체제에 들어가며, 대표는 30%, 임원은 20%, 조직장은 10% 비율로 급여 일부를 반납한다. 아울러 근속 기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희망하는 임직원에 한해 무급 휴직도 시행할 방침이다. 

메가박스 또한 총 44개 직영점 중에서 울산 킨텍스, 평택, 남포항, 대전중앙로 등 10곳을 4월 한 달간 임시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역시 지난달부터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임원 임금 20%를 자진 반납하고 직원들은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가 사용을 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극장 사업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왓챠플레이', '넷플릭스' 로고 [사진=왓챠플레이, 넷플릭스 제공]

문제는 코로나19 악재만이 아니다. 신작 영화 50편 이상의 개봉이 연기되고 일부 작품은 상영 시기조차 결정하지 못하면서 관객의 소비도 '언택트(Untact·비대면)'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영화관들의 '포스트 코로나' 회복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등장했다. 

문화 소비층이 한국영화산업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영화관 대신 안방극장 리모컨을 잡으면서 OTT '왓챠플레이'와 '넷플릭스'의 시청 시간은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급등했다. 실시간 채널 시청 횟수와 주문형비디오(VOD) 구매 횟수도 크게 늘었다. 

기세를 탄 OTT는 신작 오리지널콘텐츠(독점콘텐츠)를 발표하고, 3일 무료 이용권 5000만장을 지원하는 등 시청자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영화산업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영화의 위상이 달라진 점을 고려했을 때 영화 투자 단계에서부터 OTT와 계약하는 한국 영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코로나19로 관객을 잃은 멀티플렉스에 새로운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해 초 기대작으로 평가받은 영화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일이 밀리자 새달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여개국 동시 공개를 결정했지만, 해외판권 세일즈사인 콘텐츠판다 측이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와 이중 계약을 주장하며 분쟁에 휘말렸다. 이를 두고 영화계에서는 멀티플렉스와 OTT 업계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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