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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고사위기의 항공업계 지원 해법론...전폭과 선별 사이
[포커스] 고사위기의 항공업계 지원 해법론...전폭과 선별 사이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0.04.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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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블랙홀'에 빠져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수년간 자본잠식 상태였던 이스타항공이 업계 최초로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선 가운데 한국항공협회는 자구책만으론 생존이 불가하다며 정부의 신속한 정책 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전대미문의 항공산업 위기를 바라보는 시장 안팎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지원 해법론에서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항공업계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붕괴하면 직간접 고용인원이 실직 도미노에 빠질 수 있다며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반면 업계 밖에서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살리려면 항공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선별적 지원과 강도 높은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산해진 공항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한국항공협회는 3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내 "항공산업은 국가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제여객의 97%, 수출입액의 30%를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의 인적·물적 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며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하고 있으며 84만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들이 자발적 고통 분담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산업기반을 붕괴시킬 정도로 강력하다"며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각국 정부가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내놓고 있는 대폭적인 금융지원책과도 비교하면서 신속하고도 전폭적인 정책 자금 지원을 호소한 것이다.  

지난달 넷째 주 기준으로 국제선 여객과 국내선 여객이 각각 96%. 60% 감소한 항공업계는 수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매월 9000억원의 누적 적자가 쌓이고 있다. 

결국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은 항공기와 직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재 1683명인 직원을 930여명까지 줄일 계획이다. 이스타항공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들도 희망퇴직, 단기 희망휴직 등을 시행하며 긴축 경영에 나선 상태다.

업계 안팎에선 날개 꺾인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 수위를 어떻게 가늠하고 있을까.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쇼크가 수그러들 낌새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간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 '하계(4∼9월) 운항 스케줄'이 시행되는 5일까지는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비행기가 한 대도 운항하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업의 특성상 한번 항공사가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재건하는데 천문학적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지상조업,관광업 등 직간접 고용인원들이 줄줄이 실직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관계자는 "국내 대형항공사는 채권안정펀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시장안정대책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총 580억달러(74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결정했고, 독일이 국적기 금융지원을 무한대로 설정한 것처럼 우리도 자국 항공산업의 줄도산을 막기 위한 강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최대 위기를 전환점으로 삼아 항공업계의 구조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올해 코로나19로 이어진 악재로 항공업계가 역대급 불황을 겪고 있다. 항공업이 국가 기간산업인만큼 적절한 지원을 통해 기업의 숨구멍을 틔워줄 필요가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자본잠식 등으로 경쟁력이 저하된 항공사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정부는 선별적으로 지원을 실행하고 항공사는 고강도 자구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2개의 대형 항공사(FSC)와 6개의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하고 있다. 인구가 월등히 많은 중국과 비교해도 인구 대비 LCC가 너무 많다"며 "항공 자유화로 항공사들이 난립한 미국이나 유럽이 구조조정의 시기를 거친 것처럼 이번 위기를 산업 개편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