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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질병 정의한 WHO, 갑작스런 태세전환…"게임으로 코로나19 극복"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4.0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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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집에서 음악 감상, 독서, 게임 플레이를 하자."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달 2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응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WHO는 지난해 5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며 ‘질병코드’를 부여했다. 당시 WHO는 게임 업계와 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질병코드 부여를 강행했지만, 1년도 안돼 오히려 게임 이용을 권장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는 내용을 담은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발언의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WHO/연합뉴스]

WHO의 캠페인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트위치, 유니티 등 글로벌 게임 업체가 참여한다. 캠페인 참여 기업은 게임 내 행사나 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안내한다. 

참가사들은 게임 내 특별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모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게임 내에서 보상을 제공하고, 자사 소셜미디어를 통해 캠페인 홍보를 병행한다.또 거리 두기, 손 씻기, 호흡기 예절 등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예방 조치를 지속해서 알린다.

로버트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는 “안전하게 연결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면서 “게임은 기쁨, 목적, 의미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완벽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니콜로 로랑 라이엇게임즈 대표는 “현실상의 거리를 두는 것이 사회 고립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제 전 세계 수십억명의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김으로써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모두 함께 코로나19 보스 전투에서 이겨내자”고 용기를 북돋웠다.

나이언틱은 자사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게임을 실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야외 활동을 독려하도록 설계된 '포켓몬 고'에는 실내 걸음 추적 기능을 도입해 집에서도 포켓몬을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현재 18개 글로벌 업체가 WHO의 캠페인에 참여 중이다. (출처=유니티)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WHO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WHO가 게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은 분명 업계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해 게임중독을 질병이라고 평가한 것이 1년이 채 안 됐는데 소위 '태세전환'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WHO의 게임중독 질병 코드부여 판단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판단이었는지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비판에도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해 게임 질병코드 도입 결정으로 전세계 게임인들이 심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지만, 게임을 활용해 사회적 혼란이 극복될 수 있다면 게임인들은 모두 몸을 던져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혼란에 빠진 초중고 수업현장에 도움이 된다면, 또 교육부나 문체부, 일선 학교에서 요청이 온다면 우리 학회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캠페인에 참여한 게임사들에게 WHO 미국대사가 공식적인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한 만큼, 오는 2022년 WHO 회원국에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이 적용되기 전 대중의 지지와 게임의 효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쇄신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점진적인 사회적 활동을 통해 게임 업계가 ICD-11 적용 보류 및 검토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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