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됐다. 특히 프리미엄폰의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업계 관계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실적이 기대를 밑돌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프리미엄폰의 오랜 부진으로 ‘G’, ‘V’ 시리즈를 접고 ‘벨벳’으로 새 출발하기로 했다. 애플만이 ‘아이폰11’ 시리즈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코로나 직격탄을 피해갔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LTE(4G) 제품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애플은 중저가폰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요량으로 ‘아이폰SE’의 2세대 모델(LTE 모델)을 내세워 또 한 번 파란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애플은 15일(현지시간)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의 2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애플이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당초 ‘아이폰9’으로 불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4년 전 나왔던 아이폰SE와 같은 명칭을 사용하면서 2세대 아이폰SE로 통하게 됐다.
사실 애플은 아이폰SE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6년 5월 출시했는데, 국내 기준 출고가는 56만9800원이었다. 현재 프리미엄 제품의 절반 수준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아이폰6(79만9800원)와 비교하면 가격 차별성은 크게 없었다.
이 때문인지 아이폰SE는 큰 흥행을 이루지 못했다. 성능 대비 가격이 비싼 탓에 판매량이 아이폰6의 3%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아이폰SE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을까.
2세대 아이폰SE는 보다 세련된 디자인과 업그레이드 된 성능으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이 제품은 외관과 기능은 아이폰8과 흡사하며, 성능은 아이폰11과 비슷하다. 아이폰8와 마찬가지로 4.7인치 LCD 디스플레이(레티나 H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글래스 및 알루미늄 디자인을 적용했다. 무게도 148g으로 똑같다. 후면 카메라 역시 아이폰8과 동일한 1200만 화소의 싱글 와이드 카메라를 탑재했다. 4K 동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홈 버튼도 똑같이 탑재됐다. 아이폰SE는 홈 버튼 탑재로 페이스ID가 아닌 지문 센서를 이용한 터치 ID를 사용한다.
아이폰8과 동일한 수심 1m에서 최대 30분 동안 유지되는 IP67등급의 방수·방진 기능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3시간 동안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갖췄다. 30분 만에 최대 50%가 충전되는 18W 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무선 충전 기능 또한 지원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사양이다. 2세대 아이폰SE는 아이폰11에 들어간 A13 바이오닉이 탑재됐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최신 프리미엄 제품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 이는 이 제품의 기본 성능이 아이폰11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국내 출시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이 제품의 미국 내 가격은 399달러(48만5000원)로 책정돼 현재 판매 모델 중 최저가다. 17일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64GB 모델이 55만원, 128GB와 256GB는 각각 62만원, 76만원으로 책정됐다.
애플의 ‘선공’에 맞서 국내 기업들도 속속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4~5월 중 ‘갤럭시A71’과 ‘A51’을 5G 모델로 출시한다. A71은 60~70만원대, A51은 50만원대에 시장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다음달 매스 프리미엄 제품인 ‘LG 벨벳’을 내놓는다. 프리미엄보다 가격은 낮추면서 준 프리미엄 급 사양을 갖춘 제품이다.
삼성과 LG가 5G 모델로 출시한다는 변수가 있지만 아이폰SE의 제품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이폰11 흥행으로 웃은 애플이 중저가폰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