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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WHO 태세전환, 게임업계는 사회적 인식 바꿀 천금의 기회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4.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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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지난해 5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등재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180도 바뀐 입장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게임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WHO는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만을 강조해 왔다. 게임업계는 물론 학계와 대중까지도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WHO의 스캔스는 한결같았다. 그만큼 WHO는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채 안 돼 입장을 번복했다. '질병'이라고 말하던 게임을 장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WHO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 때문이다. 바로 코로나19 대유행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가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함에 따라 "집에서 머물면서 음악을 듣고 독서를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지내자"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WHO/연합뉴스]<br>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WHO/연합뉴스]

이어 WHO는 최근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과 손잡고 '떨어져서 함께 플레이하자'는 의미의 '플레이 어파트 투게더'(#Play Apart Together) 해시태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이같은 WHO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WHO가 게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은 분명 업계에는 물론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해 게임중독을 질병이라고 평가한 것이 1년이 채 안 됐는데 소위 '태세전환'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씁쓸해하는 입장을 보이는 업계에서도 이번 기회가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천금의 기회라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맞아 WHO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2022년 예정된 ICD-11 적용의 보류 및 검토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비롯한 국내 주요 게임사 관계자들의 인식도 같은 결이다. 3N 가운데 한 업체 대외협력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다르게 게임이 취미생활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종교계 일부와 보수계에서는 게임을 안 좋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CI.&nbsp;[사진=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제공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CI. [사진=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제공]

이 관계자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늘어났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와도 부합한다"며 "WHO가 이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면 분명 보건복지부 등 우리 정부 당국에서도 액션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3N을 필두로 대형 게임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적극 홍보하고 여기에 동참한다면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산업협회에서도 이번 기회가 게임산업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중대한 시점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적극적으로 정부 지침을 따라 재택근무를 진행했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WHO의 결정에 지구촌 게임업계가 일제히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하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WHO는 게임업계를 향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떨어져서 함께하는' 게임과 손잡은 WHO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국내 게임사가 앞장서 글로벌 게임문화를 선도하는 길을 더욱 폭넓게 모색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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