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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물류창고 화마는 '예견된 참사'…6차례 화재위험성 개선요구 받았는데도
이천 물류창고 화마는 '예견된 참사'…6차례 화재위험성 개선요구 받았는데도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0.05.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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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달 29일 이천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38명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공사업체 측에 6차례나 화재 위험성을 경고하고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돼 ‘예견된 인재(人災)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경기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물류창고 공사 업체 측이 제출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심사·확인한 결과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 6차례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서류심사 2차례, 현장 확인 4차례에 걸쳐 유해위험방지계획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는 건설공사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나 위험요인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다. 업체 측이 유해위험방지계획서 개선 요구를 지키지 않아 화재참사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재 원인으로 우레탄폼에 발포제 등 첨가에 따른 가연성 증기 발생, 2개 이상의 동시 작업으로 점화원 제공 등도 지목되는데 공사 업체는 이와 관련한 방지책도 소홀히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또 9개 업체 78명이 한꺼번에 지하 2층∼지상 4층에서 작업을 했는데, 상황전파 등 비상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지하 2층에서 발생한 불로 지상 근로자도 다수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이같은 산업현장의 참사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0일 사고 수습 상황을 파악하고 유가족 지원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주재한 이천 화재사고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1월에도 이천 냉동창고에서 가연성 물질인 우레탄 발포 작업 중 화재가 발생, 40여명이 사망했다"며 "소방당국은 이번에도 12년 전 사고와 유사하게 우레탄 작업 중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정 총리가 대형화재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해 국무조정실에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안전기준과 수칙은 제대로 준수했는지,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은 적절했는지, 사고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도 꼼꼼하게 되짚어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거론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1일 제130주년 노동절을 맞아 페이스북에 "성실한 노동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재는 그 어떤 희생에 못지않게 사회적 의미가 깊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노동절을 맞아 다시 한번 불의의 사고 앞에 숙연한 마음으로 명복을 빌면서 이 땅 모든 노동자의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산재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