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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적분쟁까지 치달은 반포3주구, '클린수주'의 꿈은 저 너머에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5.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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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건설사들은 기약 없는 해외수주보다 국내 도시정비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건설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정비시장의 혼탁 양상이 심화됐다.

최근 5년 만에 기지개를 켠 삼성물산과 올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당면과제가 있는 대우건설이 맞붙은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제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전은 양 건설사의 과열 경쟁과 비방전, 불법 홍보활동 논란에 이어 대우건설이 경쟁사 삼성물산과 인근 재건축 조합장 한모씨를 고발하는 상황까지 이어져 진흙탕 싸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시가 클린수주 시범 사업장으로 선정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과열 경쟁으로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클린수주 시범 사업장으로 선정한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과열 경쟁으로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우건설은 7일 반포3주구 수주전과 관련해 삼성물산과 공모한 한모씨가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에 대한 허위사실을 정보통신망으로 송출 및 유포했다고 주장하며 삼성물산과 한씨를 고발했다.

한씨는 6~7일 반포3주구 조합원에게 6700자에 이르는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주요 내용으로는 △대우건설의 불법홍보 단속 △5월30일 총회 참석을 위한 OS(홍보 도우미)요원 동원 재검토 △시공사의 불법홍보 신고포상금 지급 △조합의 건설사 홍보물 대리발송 등의 즉각적인 시행을 위해 반포3주구 조합원이 이를 집행부 측에 강력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에 고발당한 삼성물산은 애초부터 스타조합장이라 불리는 한씨를 앞세워 대리 홍보를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한씨는 인근 재건축 조합장이지만 반포3주구 조합원을 상대로 삼성물산을 옹호하는 발언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대우건설이나 삼성물산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도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면 향후 사업이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문자를 보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 조합장의 행동은 대우건설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반포3주구 수주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며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개인정보까지 도용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애초부터 한 조합장과 반포3주구 수주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클린 수주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불법적인 사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관리처분인가 획득 기간과 분양 시기에 이르기까지 숱한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삼성물산이 후분양을 제시하자 대우건설은 선분양과 후분양, 재건축 '리츠' 등 다양한 안을 내놓았다. 이를 지켜보던 서울시는 대우건설의 '리츠' 제안만은 정부 시책과 맞지 않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반포3주구를 둘러싼 불법 홍보 의혹은 삼성물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우건설에도 짐이 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반포동에서 운영 중인 반포지사에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반포3주구 조합에서 지난달 29일 대우건설 측에 '시공사 홍보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적도 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반포지사를 찾아온 조합원들을 막을 수 없어 답변을 했던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포3주구 사업장 수주전은 이미 양 건설사의 과열 경쟁으로 클린 수주가 불가능해진 분위기다.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사후약방문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은 오는 19일 시공사 합동설명회를 예정하고 있으며 30일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클린 수주'의 꿈이 저 너머로 묻히고 조합원들마저 편이 갈렸다. 이제 수주전의 승자가 나온다 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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