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고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WHO는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베를린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지난 9일 기사에서 시 주석이 1월 21일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요청했다고 독일 해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연방정보부는 이 때문에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시간을 4주에서 6주 낭비하게 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지난 1월 23일 코로나19 관련 긴급위원회에서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아직 이르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WHO가 중국의 압력에 팬데믹 선언을 미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2017년 5월 중국의 지지를 받으며 임기 5년의 총장직에 당선된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관련해 노골적인 중국 편향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WHO는 슈피켈의 보도와 관련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지난 1월 21일 시 주석과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고위 보건 당국자가 코로나19 대응 부족을 인정해 주목을 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리빈 부주임은 9일 언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중국이 주요 전염병 예방 및 통제시스템, 공중보건 시스템,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측면에 아직 부족한 점이 있음을 드러낸 큰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중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집중적이고 통일적이며 효율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전염병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술을 활용해 질병 통제와 예방시스템을 현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AFP통신, BBC 방송은 리 부주임의 이날 발언을 두고 중국 대응에 대한 외부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례적 시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