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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방패' 양자암호통신 기술경쟁 본격화…SK텔레콤·KT '2파전'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5.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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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경쟁이 뜨겁다. SK텔레콤이 한발 앞서 있는 상황에서 KT가 무섭게 추격하는 형국이다.

통신 시스템은 송신자가 전화를 걸면 기지국을 거쳐 국사(교환국)로 연결된 후 다시 수신자에게 가까운 기지국을 거쳐 수신자에게 이어지는 방식이다. 국사와 연결된 인증서버는 사용자가 음성·영상 데이터 등을 주고받기 전에 정상적인 사용자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치른다. 만약 인증 서버를 보호하고 있는 인증키가 해커에게 뚫리면 도·감청이 가능해진다.

현재 운용되는 인증서버는 ‘일반 난수 생성기’로 암호화돼 있다. 이는 어떤 수를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소수를 활용한 방식이다. 현재 해킹 수준으로 이를 뚫으려면 수년이 걸린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보다 연산처리 속도가 1억배 빠른 양자컴퓨터가 도입되면 이 기간이 며칠내로 줄어들 위험이 있다.

KT 연구원이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된 5G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이런 위험을 막는 새로운 보안 기술이 양자암호통신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에 기반한 암호 기술로, 난수로 정보를 암호화한 뒤 빛 알갱이(광자)에 실어 보낸다. 제3자가 정보를 가로채려 할 때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어,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에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스마트시티 등의 보안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2025년 26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과 KT가 국내에서 2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KT는 5G 데이터를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암호화한 뒤 전송하는 실증(필드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테스트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다.

KT는 자체 개발한 ‘양자키 분배(QKD) 시스템’과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산 ‘암호화 장비’를 ‘개방형 계층구조(ITU-T Y. 3800)’ 국제 표준에 따라 경기도 일부 지역 고객들이 실제 이용하고 있는 5G 네트워크에 적용했다.

양자키 분배 시스템은 데이터 암호화를 위해 양자로 만든 ‘암호키’를 통신망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KT는 이 시스템이 공급하는 양자키를 이용해 암호화 장비가 데이터를 암호화해 전송하는 구조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설계했다.

K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데이터를 암호화해 송수신 했을 때 속도가 떨어지거나 추가적인 지연 발생되지 않고 원활하고 안정적인 통신이 이뤄지는 결과를 얻었다.

회사 측은 양자암호통신 분야가 해외 제조사 중심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검증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만든 표준과 이를 따르는 기술로 상용화 검증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개방형 계층구조와 이에 대한 상세 기술 요구 사항(ITU-T Y. 3801)을 국제 표준으로 지난해 10월과 이번 각각 승인받은 바 있다.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은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는 구조를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정의한 것이 주요 골자다. 미국의 매지Q, 일본 도시바, 중국의 퀀텀씨텍 등 해외 제조사가 전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독점으로 구축하는 게 기존 방식이었다.

KT는 이번 실증 성공으로 자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의 연구로 확보한 KT 양자암호 기술들이 공공·국방·금융 등 국가 주요 영역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보안 솔루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KT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장시간 국내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전용 장비 검증 절차를 거쳤다”면서 “KT의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능과 성능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양자암호통신망의 구축과 운영에도 만전을 기해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T는 지난달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발주한 ‘초연결 지능형 연구개발망(KOREN)’의 양자암호 통신망 구축·운영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KT와 NIA는 당시 KOREN 사업으로 국내 ICT 업계와 산업계가 개발한 양자암호기술이 ITU 국제 표준을 바탕으로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국내에 생겨, 한국 기업들이 보다 빠르게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이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IDQ 한국 지사에서 양자암호통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KT가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도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양자 난수 생성기, 양자 키 분배기 등 암호통신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2018년 2월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펼친 덕분이다. IDQ 인수 후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5G 사업 협력을 약속하는 등 양자암호통신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지난해 6월에는 양자암호 환경에서 한쪽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망으로 양자암호키를 전송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스위칭’ 기술을 개발했다. 또 여러 개의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장비에 양자암호키 ‘라우팅’ 기능 적용에도 성공했다. 라우팅은 여러 경로 중 한 가지 경로를 설정해 주는 기능으로, 양자암호키가 전송되는 경로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국제 표준에서도 두드러진 면모를 보였다. 지난 3월 ITU-T 회의에서 ‘양자키 분배 적용 네트워크의 필요 보안 사항’ 관련 기술 리포트가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됐다.

LG유플러스는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다. KT와 글로벌 표준화와 관련해 국제회의에 참여하는 정도다. LG유플러스와 KT는 양자암호통신을 통신망에 적용하면 회선 수가 늘어나거나 유지관리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에 필요한 통신 회선 수를 절반가량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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