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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갑질'에 세상 등진 경비원 촛불추모...억울함 풀어달라는 입주민 국민청원 10만 돌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0.05.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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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 협박을 당했다고 밝힌 뒤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게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해 경비근로자의 노동인권 보장과 커뮤니티의 배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삼 일깨운다.

뉴시스에 따르면 11일 오후 7시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 40여명은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50대 경비원 A씨를 추모하기 위해 고인이 일했던 경비실 앞에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11일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11일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주민은 "입주민들은 현재 비통한 심정을 나누면서 분향소를 설치했고, 고인의 생전에 아름다웠던 인간적이고 순수하셨던 그 마음을 기리면서 떠나시는 길에 억울함이 없도록 해드리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경찰 조사나 재판까지 가더라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억울한 부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도 "(비가 오는 날) 아침에 출근하는 데 옷이 젖으면 안 된다고 차로 밀어넣었다"며 고인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고인을 기리는 시를 지어 낭독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경비 초소에 분향소가 마련돼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화꽃과 막걸리가 놓인 추모공간에 주민들은 "항상 친절히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돕겠다" 등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으로 A씨를 추모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0일 오전 2시께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저 억울해요. 제 결백 밝혀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입주민 B씨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 욕설과 협박 등 갑질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주민 B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A씨를 폭행한 뒤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협박했고, 6일 뒤에는 CCTV에 찍히지 않는 경비초소 안 화장실에서 A씨를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조만간 그를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A씨의 안타까운 죽음이 전해진 뒤 온라인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에서 고인을 향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은 하루도 안돼 12일 오전 10만명을 돌파했다.

자신을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2년째 거주 중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 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대해주셨다. 아침마다 인사를 해주시며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이중주차로 인해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고, 근무 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하고 매번 폭언으로 얼마나 힘드셨을까.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이번 일로 경비원 아저씨가 너무 무서워하시고 스트레스를 받아 하셔서 입주민들이 병원에 입원시켜드렸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입주민 B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청원인은 “순진하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힘드셨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경비원 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다. 입주민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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