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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첫 개설자 '갓갓'은 24세 대학생 문형욱...'젊은 디지털 성범죄자' 늘어난 까닭은
n번방 첫 개설자 '갓갓'은 24세 대학생 문형욱...'젊은 디지털 성범죄자' 늘어난 까닭은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0.05.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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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n번방'을 처음 만든 피의자 '갓갓'은 대학 4학년인 문형욱으로 드러났다. 신상이 공개된 문형욱(24)과 조주빈(24), 강훈(18), 이원호(19) 등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n번방 일당의 평균 나이는 21.3세다. 경찰은 어려서부터 인터넷 공간에 익숙한 10대, 20대가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부서를 확대·강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을 공개했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대화명 '갓갓') 문형욱(24)의 신상이 공개됐다. [사진=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대화명 '갓갓') 문형욱(24)의 신상이 공개됐다. [사진=연합뉴스]

신상공개위원회는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며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면서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씨가 만든 n번방은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박사방'의 원조격이다. 경기도의 한 대학에 다니는 문씨는 범죄수익을 한 차례도 현금화하지 않고 인터넷주소(IP주소)를 우회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경찰은 지난 9일 문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소환조사 초기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문씨는 5200쪽에 달하는 경찰 수사기록을 보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1년 반 전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오는 18일 문형욱을 검찰로 송치하면서 포토라인에 세우는 방식으로 그의 얼굴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n번방 성착취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된 건 '박사' 조주빈,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에 이어 네 번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주범 대다수가 10대, 20대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이버 수사 담당 경찰관은 "요즘 10대, 20대는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 대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갖고 놀던 세대여서 인터넷에 익숙하고 매우 잘 다룬다"며 "최근에 붙잡혀온 젊은 사이버 범죄자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해킹을 포함해 인터넷을 다루는 자기 실력을 믿고 잡히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0대, 20대 중 일부 심한 경우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인간관계에 대해 낮은 이해도를 갖게 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도 떨어져 사이버공간에서 무감각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기기·공간에 대한 익숙함과 피해자에 대한 공감 능력 결여가 사이버 강력범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사이버 범죄가 갈수록 늘고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수년 전부터 관련 수사부서를 확대·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