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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문화산업 뒤흔든 '구독경제'...5G로 개화한 '클라우드 게임' 패권전쟁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5.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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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매달 구독료를 내고 서비스나 물품을 받아 쓰는 '구독경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신문이나 우유를 정기적으로 구독, 구매하던 협소한 범위의 시장은 현재 실시간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음원 사이트로 확대되면서 문화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어찌보면 구독이라는 개념과 거리가 멀었던 게임산업에도 구독경제 바람이 밀려들고 있다. 과거 CD 형태의 게임 타이틀을 구매하는 것에서 '스팀' 등 온라인 PC플랫폼을 통한 다운로드를 거쳐 현재는 일정비용만 지불하면 다양한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게임'이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이다.

벌써부터 글로벌 ICT산업의 양대산맥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패권을 두고 치열한 물밑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ICT공룡 중에서 어느 쪽이 '게임계의 넷플릭스'가 될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왼쪽부터 카림 초우드리 MS&nbsp;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nbsp;전진수&nbsp;SK텔레콤&nbsp;5GX서비스사업본부장,&nbsp;캐서린 글룩스타인 MS&nbsp;클라우드 게임 본부장이 한국&nbsp;MS&nbsp;본사에서&nbsp;'엑스클라우드'&nbsp;시범 서비스 확대를 알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br>
지난 1월 카림 초우드리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왼쪽부터),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장, 캐서린 글룩스타인 클라우드 게임 본부장이 한국MS 본사에서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 확대를 알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용한 비디오 게임의 스트리밍 원격 플레이를 말한다. 즉, 대기업 등에서 직접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서 동작하는 게임을 정기적인 요금을 내고, 정해진 타이틀을 스마트폰·PC·콘솔 등 다양한 개인 소유의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이다.

원격 디바이스가 필요하지만 플레이어의 조작신호를 송신하고, 서버에서 보내주는 영상 및 음성 신호를 받아서 출력하는 게 전부이므로 얼마든지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PC, 콘솔 게임업계에서도 글로벌 OTT를 주도하는 넷플릭스 같은 구독형 사업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는 MS다. 윈도우와 엑스박스(XBOX)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엄청난 강점이 있다. PC·엑스박스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패스라는 구독형 모델을 서비스 중이다. 이와 함께 '헤일로', '기어스', '포르자 호라이즌', '마인크래프트' 같은 강력한 자체 IP(지적재산권)에 반다이남코, 세가, 스퀘어에닉스도 품게 되면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MS는 지난해 10월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범 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게임패스만 가입하면, PC, 콘솔, 스마트폰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MS는 국내에선 SK텔레콤과 함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총 96종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 [사진=스태디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MS에 맞서는 구글은 지난해 11월 '스태디아' 출시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초창기에는 MS의 엑스클라우드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적은 수의 게임 타이틀'과 '안정성 불안'으로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피드백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고, 올해 안에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피파', '둠 이터널', '배틀그라운드' 등 약 100여개의 게임을 '스태디아 프로'로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GPU 설계사 엔비디아도 패권전쟁에 참전했다. 엔비디아는 2년간 북미·서유럽 등 글로벌 지역에서 진행한 베타서비스를 끝내고 지난 2월 '지포스 나우'를 정식 출시버전으로 선보였다. 현재 30개의 무료 게임을 제공하는데, 50여개 퍼블리셔의 게임을 구매한 후 즉시 플레이할 수 있다. '지포스 나우'는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단독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비전을 담은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5G(5세대 통신망) 보급으로 개화한 클라우드 게임에 주목했다. 2018년 6억6000만달러인 클라우드 게임 시장규모는 2022년까지 5년간 연평균 67% 성장이 전망된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에서도 게임강국 위상에 걸맞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우선 해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의 인기 게임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와 협력해 선보인 중국 텐센트의 '스타트'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을 서비스하고 있고, 펄어비스는 '엑스클라우드'에서 '검은사막'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 게임사는 자체 플랫폼 개발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을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축한 자체 게임 플랫폼 '퍼플'에 향후 클라우드 게임을 탑재할 계획이다. 펄어비스의 경우 5G 통신에 적합한 스트리밍 등 클라우드 서비스 대응을 목표로 차세대 게임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게임업계는 구독경제가 몰고온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에 개별 게임 타이틀과 콘텐츠, 아이템 판매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던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한다면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근본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이저 게임사 개발팀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스타트업을 차리고 인디게임을 개발중인 한 게임 개발자는 "넷플릭스 등장 이후 지상파 방송이 힘을 전혀 쓰지 못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게임, 즉 구독경제가 게임산업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문을 닫을 게임사도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상파가 밀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넷플릭스가 막대한 킬러 콘텐츠를 앞세워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는데 지상파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과금요소 등으로 게임업계가 돈을 벌었더라도 클라우드 서비스로 게이머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면, 콘텐츠가 부족한 게임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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