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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현대차 협업 모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격변' 예고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5.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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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재계 1·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분야 협력을 위해 만난 것이 재계 핫이슈로 회자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사적인 친분은 있지만 공식적인 업무 협의에서는 처음 회동을 가져 국내 배터리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작사 설립, 신규 전기차 모델 배터리 공급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 그룹 총수들은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자동차용 배터리와 소형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라인이다. 전고체 방식의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들어가는 전해질이 액체(리튬이온)가 아니라 고체여서 화재 위험이 적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국내 양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3일 천안 삼성SDI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SDI와 현대차의 협력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경우,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3사인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의 37.5%를 차지한다. LG화학이 점유율 27.1%로 1위이며, 삼성SDI(6.0%)는 4위, SK이노베이션(4.5%)은 7위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경쟁은 주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벌여왔다. 폭스바겐 북미 물량 수주전을 펼치다 미국과 한국에서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올해 1분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전년 대비 배터리 탑재량을 117.1%, 108.5% 증가한 반면, 삼성SDI는 34.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으로 현대차가 삼성SDI를 미래 파트너로 낙점했을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출시할 44종의 친환경차 중에서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I가 전세 역전을 노리며 개발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시장에 선보일 시점도 2025년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주로 사용했다. 삼성SDI가 현대기아차 배터리 중 일부를 수주하게 된다면 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SDI 자동차 전지. [사진=삼성SDI 제공/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파우치형이 아닌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 활용도가 높은 것에 반해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형·각형 배터리보다 개발된 지 오래돼 안전성이 높은 데다, 차량을 설계할 때나 공간을 활용할 때 가장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하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는 이미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며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소비자 검증을 마친 상태다. 이는 현대차가 차세대 순수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가 아직 상용화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양대그룹 총수의 만남이 당장 제품 협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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