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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G 요금 인하,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5.2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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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을 개통·상용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5G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13명 중 1명이 5G를 사용하고 있지만 품질과 가격 모두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특히 5G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많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5G 가입자들의 5G 서비스 불만족을 해결하기 위한 주요 방안 중 하나로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강조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통신 3사 CEO들에게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인근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보면 5G 요금을 굳이 내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5G에 대한 불만도가 높아 이를 선택할 명분이 적어 보이는데, 요금제가 비싸다고 지적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5G의 현 주소는 매우 애매하다. 5G 전용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대다수 소비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파일 다운로드 속도가 4G(LTE)보다 빠르다고 하나, 그렇다고 4G의 속도가 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을 줄 정도로 느린 것은 아니다.

아직 커버리지가 충분치 않아 5G가 제대로 터지는 지역은 한정적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5G 기지국은 10만8897개다. 이는 LTE 기지국(87만여개)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도달 거리가 짧은 5G 전파 특성상 전국은 물론 인빌딩(건물 내부)을 커버하기에도 역부족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전국망 구축은 2022년은 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는 완전한 5G 구축을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5G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요금제 인하를 단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통 3사의 5G 요금제는 5만~13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청소년과 노년층 등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월 4만원대 요금제가 나오긴 했지만 일반 고객들을 위한 중저가 요금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그만큼 이통 3사가 중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5G 인프라 구축으로 지출이 늘어감에도 수입이 줄 수밖에 없는 그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통 3사 CEO들은 지난해 11월 최기영 과기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5G망 투자비용이 많아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 상황에서는 이통 3사에 무리하게 5G 요금을 낮추라고 압박하기보다는 5G가 제 구실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 싶다. 5G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된 상황에서 요금 인하의 조짐이 보이지 않을 때 소비자들이 목소리를 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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