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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이 뭐기에...아파트 미계약 잔여물량 청약 광풍
'줍줍'이 뭐기에...아파트 미계약 잔여물량 청약 광풍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05.2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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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최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통해 과열양상이 가라앉을 것이라 여겼던 부동산 시장이 일명 '줍줍(미계약 청약분을 줍고 또 줍는다는 의미)'이라고 하는 무순위 청약 열기에 휩싸였다. 일반적으로 잔여세대 분양은 일반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약 요건이 완화돼 경쟁률이 높지만 요즘 들어 그 인기가 심상치 않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줍줍의 인기는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대구 등 지방 광역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줍줍 열풍에 휩싸였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줍줍 열풍에 휩싸였다. 사진은 미계약분 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26만4625명이 몰린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사진=대림산업 제공]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는 대림산업이 지난 20일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미계약분 3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결과 26만4625명이 신청했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3년 전 분양 당시 일부 당첨자가 부적격으로 판정돼 계약을 포기하면서 실시됐다. 무순위 청약이 가장 많이 몰린 주택형은 전용면적 97㎡B로 21만5085만명이었다.

이번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무순위 청약이 특히 관심을 끈 것은 해당 3가구가 2017년 분양 당시와 동일한 가격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성동구 뚝섬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3구역으로 법적으로 분양 당시 분양가와 같은 가격에 분양했는데, 97㎡B는 17억4100만원, 159㎡ 30억4200만원, 198㎡ 37억5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근처 서울숲 트리마제 전용 84㎡의 시세가 24억~30억원선"이라며 "이번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무순위 청약 당첨자는 말 그대로 로또에 당첨된 것이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무순위 청약의 경우 높은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지만 중도금대출, 잔금 대출이 불가능해 전액 현금으로 분양가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번 분양은 오는 28일 당첨자 발표 이후 다음날 계약을 진행한다. 

이달 초 수도권에서는 현대건설이 지난 3월 분양한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 잔여세대 50가구 모집에 5만8763명이 몰렸다. 

지방에서는 지난 19일 대구에서 GS건설의 청라힐스자이 미계약분 2세대 모집에 4만3645명이 몰렸다.

이런 줍줍 열풍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계약 잔여세대는 분양 당첨자 부적격 판정 외에도 층이나 방향이 외면받는 못난이 매물이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 청약 자격이 미달되거나 현금 동원력이 있는 계층이 줍줍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잔여세대 50가구 모집에 5만8763명이 몰린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투시도. [사진=포애드원 제공/연합뉴스]

부동산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줍줍 현상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역시 숱하게 나왔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한 상황이다. 

일례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신규 청약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미계약분 공급) 물량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현금부자·다주택자가 일부 물량을 사들이는 줍줍현상과 관련해 예비당첨자 비율 확대 등을 통해 무순위 청약을 개선(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별도의 법령개정 없이 그달부터 청약시스템이 개선되는 즉시 시행됐지만 실질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분위기 조성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금 보유가 많은 유주택자들이나 젊은 세대들이 줍줍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건 분명 사실"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들이 결국 실수요자들이 아니라고 해도 마땅히 막을 만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금리 시대 진입의 여파로 시장은 자금 유동성이 풍부한데 이를 풀만한 투자처가 부동산 말고는 마땅치 않다는 게 이런 현상을 촉발시켰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결국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지 않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부동산 열기를 잠재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