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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유지금으로 버티는 여행업계, 지원 끊기는 시점이 진짜 위기
고용유지금으로 버티는 여행업계, 지원 끊기는 시점이 진짜 위기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0.05.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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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계가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거둔 가운데 올해 들어 400여개의 국내 여행사가 휴업·폐업했다. 생존 위기 속 여행사들은 유·무급 휴직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끊기는 오는 9월부터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5월 황금연휴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던 여행사 이용률이 다시 침체기로 돌아섰다. 하루 3개꼴로 여행사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중소형 여행사는 대부분 휴업 상태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여행사 창구의 썰렁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인 아웃바운드 부문의 양대 메이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매출이 코로나19에 따른 여행객 급감으로 최악의 실적을 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여행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국내여행 업계 1위 하나투어까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 휴직을 시행한다. 주 3일 근무하는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임직원 대부분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3개월간 무급휴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측은 "1분기 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 이후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며 "자회사 통폐합, 해외지사 축소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적자 폭 축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종식되면 기존 무급휴직 신청 건에 구애받지 않고 유급휴직으로 변경 또는 정상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꺾이지 않는 해외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올 3,4분기 반등을 확신할 수 없는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하나투어의 모객 자료에 따르면 해외여행 수요는 지난 2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8% 감소한 데 이어 3월은 99.2%, 4월은 99.9%까지 급감하며 사실상 '제로'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업계 상황은 여전히 최악인 셈이다.

하나투어와 함께 국내 아웃바운드 양대 메이저 여행사로 꼽히는 모두투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빅2' 여행사의 전체 상품에서 해외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썰렁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여행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썰렁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여행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패키지 상품 중심의 중소형 여행사 상황은 더 나쁘다. 제주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황금연휴 기간 여행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나 했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며 “현재는 상품 판매가 아예 없고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사는 5500여개가 넘는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최대 6개월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는 9월 이후에는 지원금이 끊기는 많은 영세 사업자가 파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장은 지난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여행업계 간담회에서 "정부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돼 고용유지에 큰 도움을 받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지원금을 부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여행업계의 위기로 시장 재편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봤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 기준으로도 해외여행 패키지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시장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올해 9월 이후로 정부지원금이 끊기고 해외여행 수요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중소형 여행사가 도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