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기미가 나타났다. 5월 가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코로나19 관련 경제활력 회복과 내수경기 부양 대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 비관론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소비심리 지수가 기준선(100)에 크게 못미쳐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과 소강이 반복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만큼 소비심리가 뚜렷하게 되살아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보다 6.8포인트(p)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이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8일 이뤄졌는데,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해 13일부터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씩을 지급했다.

행정안전부가 전날 0시 기준으로 집계한 재난지원금 신청 가구 수는 2015만2631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지급 대상인 2171만 가구의 92.8%가 수령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세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4월보다는 7포인트(p) 가까이 올랐지만, 소비자심리지수(77.6) 자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77.9)과 비슷할 정도로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4월 대비 구성 지수별 증감을 보면 △가계수입전망(87) 4p △생활형편전망(85) 6p △소비지출전망(91) 4p △향후경기전망(67) 8p △현재생활형편(79) 2p △현재경기판단(36) 5p 등 6개 모든 지수가 4∼8p씩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 항목 외 취업기회전망지수(63)와 임금수준전망지수(104)도 4월보다 각 5p, 2p 올랐다. 물가수준전망지수(131)는 오히려 1p 떨어져 2015년 10월(131) 이후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