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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시정비사업 변수로 떠오른 '후분양'...강남 거쳐 강북까지 번지나
서울 도시정비사업 변수로 떠오른 '후분양'...강남 거쳐 강북까지 번지나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05.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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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서울 도시정비사업에 변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서울 재개발·재건축조합이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후분양을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는 사례가 늘어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권 재건축에서 시작된 이 흐름은 강북권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와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서울 잠원동 신반포21차조합은 전날 열린 총회에서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GS건설이 반포지역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았으나 포스코건설이 역전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우월한 금융조건을 내건 후분양 제안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후분양은 자체 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 완료 시까지 공사를 수행하고, 그 이후 일반분양해 공사비를 지급받는 형식이다. 

서울 재개발·재건축조합이 후분양을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는 사례가 늘어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재개발·재건축조합이 후분양을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는 사례가 늘어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포스코건설의 후분양 제안이 입주 때까지 중도금이나 공사비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없는 데다 입주시기도 선분양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선분양보다 일반분양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 초에 건설업계에서는 투기과열지구내 분양가 상한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분양가에 민감한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후분양 사업 제안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감정평가해 택지비를 따지는 구조"라며 "문제는 공시지가는 매년 오르는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공시지가 현실화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을 조합이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후분양을 선택하면 몇 년이 흐른 뒤 상승한 땅값을 분양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견해다.

강남에선 후분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지는 30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다. 삼성물산은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다. 사업 수주를 위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후분양을 제안하고 공사비까지 조달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대우건설은 분양가상한제나 후분양에 관계없이 조합 수익을 극대화한다는데 초점을 맞춘 입장이다. 선제적으로 파격이라고 할 수 있는 '리츠'를 제안했으나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불허 방침을 보인 상황이라 후분양 카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분양 열기는 강남을 넘어 강북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북권의 대표적인 사업지인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이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각 사의 설계안·공사비를 담은 입찰제안서가 지난 18일 공개됐다. 3사 모두 후분양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입찰제안서에 제시된 공사비만도 대림산업이 1조3800억원, 현대건설 1조5500억원, GS건설 1조6600억원 순이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대안설계로 각각 1조8800억원, 1조7337억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지난해 내세웠던 혁신설계 대신 원안설계의 10% 이내로 변경하는 설계안을 꾸려 차별화를 갖겠다는 복안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후분양 제안은 조합에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으로 사업 추진에 도움은 되겠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다른 규제가 여전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짚었다.

또한 "건설사가 후분양으로 인한 금융비용을 떠안고 나면 공사 품질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최근의 후분양 열풍이 건설사의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건설사는 발생한 손실이나 수익감소를 다른 쪽에서 메꾸려 할 수 있어 이는 결국 조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