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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혐의 오거돈, ‘사안 중대성’에도 영장 기각...여성·시민단체 강력반발
강제추행 혐의 오거돈, ‘사안 중대성’에도 영장 기각...여성·시민단체 강력반발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0.06.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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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부하 직원 강제 성추행 혐의로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사안이 중하지만, 증거가 모두 확보되고 오 전 시장이 범행 내용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여성계와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영장담당 조현철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전 시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조 부장판사는 "범행 장소, 시간,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사안이 중하지만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돼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단계에서 오 전 시장은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스스로 범행이 용납이 안 돼 시장직에서 물러났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오 전 시장의 영장 기각에 대해 일흔이 넘는 고령이라는 점과 두 차례 암 수술 이력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업무시간 집무실에서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위를 이용한 추행 이상의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해 오 전 시장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했다. 이어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혐의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속영장 기각으로 오 전 시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게 돼 향후 수사에도 부담을 안게 됐다.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여성계와 시민단체는 강력 반발했다.

피해 직원을 보호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가 속한 여성·시민 단체 연합체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이 사안에 대해서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비록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에 대한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공직의 무거움을 알리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법원은 놓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권력형 성추행은 지독한 범죄인데 사안의 중대성이 제대로 다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영장 기각은 법원의 성 인지 감수성 부족과 경찰 수사의 부실함 때문이 아니겠느냐.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중한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너무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