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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전매제한' 대책에 비규제지역 아파트 인기...유동성 자금 몰리나
'분양권 전매제한' 대책에 비규제지역 아파트 인기...유동성 자금 몰리나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06.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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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정부가 분양권 전매 제한 대책을 내놓은 이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비규제지역에서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린 것이 원인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잇따라 내려가면서 갈 곳 잃은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1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과 지방광역시 도시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5월 11일 분양권 전매 제한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5·11 분양권 전매 제한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얼투데이는 한국감정원 자료를 인용해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대책이 발표된 지난달 11일 대비 25일까지 보름 동안 전국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1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상승률을 살펴보면 △수도권(0.2%) △지방권(0.09%) △6대 광역시(0.16%) △5대 광역시(0.1%) △9개도(0.18%) △8개도(0.08%) 등으로 집계됐다. 

시·군·구별로 분석해보면 전국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곳도 많았다. 이 가운데 지역별로 매매가격지수 상승이 가장 높은 곳은 청주시 청원구(1.77%)였다. 이어 △대전시 동구(1.26%) △안산시 단원구(1.17%) △청주시 흥덕구(1.07%) △대전시 서구(0.94%) △경기도 광주시(0.71%) △수원시 영통구(0.57%) △용인시 수지구(0.45%) △충남 보령시(0.3%) △전남 순천시(0.2%) △강원 속초시(0.1%) 등으로 나타났다. 

분양권과 입주권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살펴본 결과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의정부시의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전용면적 59.98㎡)의 분양권은 분양권 전매가 해제된 이튿날 분양가 대비 1억여원 오른 5억1143만원에 거래됐다.

지방 비규제지역인 대구시 달서구의 월성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단지(전용면적 84.68㎡)의 경우 분양권 역시 5월 분양가 대비 1억여원 오른 5억3090만원에 거래됐다. 또 전매제한이 없는 지역인 춘천시에서 분양된 춘천 롯데캐슬 위너클래스 단지(전용면적 59.93㎡)의 경우 곧바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 역시 이번 대책 발표를 통해 분양 시기를 앞당기면서 비규제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는 더욱 높은 관심을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정부의 겹겹이 규제가 더해지는 가운데서도 짧은 기간 동안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하고, 분양권에 웃돈까지 붙어 실거래됐다"며 "올 분양시장에서도 비규제지역으로의 수요,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는 7월 29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함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 지방광역시의 민간택지에서 벗어난 비규제지역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거나, 있어도 6개월(또는 지역에 따라 1년)로 짧다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업계는 정부의 일률적인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강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택업계는 정부의 일률적인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강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주택업계는 정부의 일률적인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강화가 지방 미분양 심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비규제지역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일정기간 제도 시행을 유예하는 식의 탄력적인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주택협회는 지난 1일 국토교통부에 주택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전달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현행 전매제한 기간은 주택의 수급상황·투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지역마다 달리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개정안은 최근 심각한 지방 미분양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미분양의 89.7%인 3만2846가구가 지방 물량이다. 지방의 미분양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시기(83.7%)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역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강화로 지방 미분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방광역시와 지방 공공택지 전매제한 기간이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보다 길어지는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00% 이상인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은 3년으로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라는 이유만으로 일괄적용하는 것은 규제의 적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비규제지역은 물론 미분양관리지역까지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하로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8조원가량 빠져나간 뒤 증시와 부동산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며 "유동성 자금 혹은 대기성 자금이 향할 곳이 결국 부동산"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결국 건설사와 투자자가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8월 이전까지는 비규제지역 부동산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전매제한 강화가 청약 과열의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며 "다른 부동산 정책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