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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확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6.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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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서 추억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의 갑작스런 폐업 논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SNS의 등장으로 싸이월드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이용자들은 “사진만이라도 백업할 수 있게 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지만 싸이월드는 여전히 ‘접속 불가’ 상태다.

싸이월드는 최고 전성기 때 가입자가 3000만명, 월 접속자가 2000만명에 달하는 ‘토종 인기 SNS’였다. 최근 몇년 새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미니홈피에서 흘러나온 ‘싸이월드 BGM(배경음악)’이 재조명되는 등 싸이월드는 지금도 3040세대의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싸이월드 폐업 논란이 최근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하지만 싸이월드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09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디지털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급속히 변했지만, 싸이월드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싸이월드가 스마트폰에 맞춘 새로운 ‘모바일앱’을 출시한 건 2012년. 이미 이용자들이 외국계 SNS로 떠나간 뒤였다.

빠른 쇠퇴기를 거친 싸이월드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달부터는 로그인마저 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국세청에 폐업 신고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폐업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갑작스레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은 십수년 전 추억들이 한순간에 사라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싸이월드 가입자들의 사진을 포함한 게시물 등 데이터는 싸이월드와 계약을 체결한 서버업체(KT)의 손에 달려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이후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측으로부터 서버비를 전혀 받지 못했다. 싸이월드가 계약 의무를 어겼기 때문에 KT가 싸이월드 데이터를 전부 지워도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법의 허점을 이용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의 폐업 처리는 사업자가 폐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전 대표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이용자를 고려해달라며 KT에 협조를 요청했고, KT는 이를 고려해 싸이월드의 데이터를 지우지 않은 채로 유지하고 있다.

결국 전 대표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서버비를 내지도, 직원 임금을 지불하지도 않은 채로 시간만 벌고 있다. 더욱이 그는 2002년 당시 최고 커뮤니티 서비스 ‘프리챌’을 운영하며 유료화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3000원을 내지 않을 시 이용자의 커뮤니티 글이 삭제될 수 있다”는 ‘데이터 인질극’을 벌였던 터라 이용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와중에도 외부와 연락이 되지 않았던 전 대표는 그제야 “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자자 물색에 힘쓰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싸이월드 회생’을 위한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전제완 대표는 현 사태에 대해 보다 확실하게 입장 표명을 할 필요가 있다. 전 대표의 ‘꼼수’로 인해 과기정통부도, KT도, 이용자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을 하든, 공식 입장문을 내놓든, 확실한 스탠스를 취해야 이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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