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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형제의 난'도 완승, 유언장까지 후계자 쐐기…신동빈 명실상부 롯데 '원톱'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6.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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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이라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이 발견됨에 따라 롯데 가문 ‘형제의 난’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최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신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이 발견됐다. 유언장에는 사후에 한국과 일본, 그 외 지역의 롯데그룹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롯데지주는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래픽=연합뉴스]

이 유언장은 신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신 명예회장 사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사무실과 유품 정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유언장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법정 상속인인 네 자녀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언장에는 또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신 명예회장의 유지가 담겨 있었다고 소개했다.

후계자로 신동빈 회장을 지목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나오면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신 명예회장 말년에 후계 문제를 두고 형제 간 갈등이 표출된 당시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유언장은 정신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20년 전 작성된 것인 만큼, 이번 유언장으로 신 명예회장이 생전 생각했던 후계 구도가 명확하게 확인된 셈이라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회장을 새달 1일자로 롯데홀딩스 사장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쓰쿠다 다카유키 현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이사직만 유지한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지난 4월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한 상태로, 7월부터 롯데홀딩스의 회장과 사장, 단일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맡으며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경영권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오른쪽)-신동빈 형제. [그래픽=연합뉴스TV/연합뉴스]

반면 동생을 회장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긴 시간 동안 경영권 분쟁을 펼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사면초가 신세가 됐다.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부친의 유언에서도 신 회장에게 경영권이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최대 주주인 광윤사가 제안한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광윤사의 대표이사는 신동주 회장이다.

앞서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와 평판,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며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해임 요구 안건을 제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 또는 집행유예가 종료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자가 롯데홀딩스의 이사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도 신동주 회장의 제안으로 다뤄졌지만 역시 부결됐다.

이번 해임의 건이 부결되면서 신동빈 회장은 형제 간 분쟁에서 완승을 거뒀다. 앞서 2015년 7월부터 2018년까지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 해임안을 5차례 내놓았지만, 주주들은 번번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회장 측은 이사회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일본회사법 854조에 따라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진행도 고려 중”이라며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혀 앞으로도 경영권 도전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신동주 회장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 1월 19일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 지 101일이 지나 ‘형제 갈등’을 드러냈기 때문. 주주들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반전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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