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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줄이고 건강한 토론문화 만든다…진화하는 포털 댓글 정책
악플 줄이고 건강한 토론문화 만든다…진화하는 포털 댓글 정책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0.06.3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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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네이버·카카오·네이트 등 국내 포털사이트의 댓글 정책이 진화하고 있다. ‘악성 댓글(악플)’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근절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이와 관련된 정책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연예뉴스 댓글란에만 변화를 줬다면, 이제는 ‘건강한 공론장’이라는 댓글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뉴스 댓글에도 개편을 단행했다.

30일 카카오는 포털 ‘다음’ 및 ‘#탭’ 뉴스 댓글 서비스에 ‘추천댓글’ 정렬을 신설해 이날 오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추천댓글 정렬은 뉴스에 댓글과 댓글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있을 때 일정 수 이상 찬성을 받은 댓글을 임의 순서로 보여준다. 카카오는 댓글이 수십개 이상 달린 뉴스에는 앞으로 추천댓글을 기본 정렬 방식으로 제공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대다수의 뉴스를 볼 때 댓글을 임의 순서로 확인하게 된다.

카카오 뉴스 댓글 서비스 2차 개편으로 신설되는 '추천댓글' 정렬의 모습.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기존 정렬 방식보다 더 다양한 댓글을 발견하고 소통할 기회를 늘려 ‘건강한 공론장’이라는 댓글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기본 정렬 방식이었던 ‘추천순’ 정렬은 ‘찬반순’으로 이름이 바뀐다. 댓글 찬성 수에서 반대 수를 뺀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는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댓글 개수가 적은 뉴스에서는 추천댓글 정렬을 제공하지 않는다. 찬반순·최신순·과거순 정렬만 제공한다.

지난해 연예인들이 인신공격성 댓글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악플은 인터넷 문화가 활성화된 이후로 사회적 문제로 제기돼왔다.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과 별개로 악플을 근절하는 쪽으로 포털사이트의 댓글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이에 포털사이트는 악플 피해가 가장 큰 연예뉴스부터 댓글을 없애기로 했다. 다음은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올해 3월부터 댓글을 폐지했고, 네이트도 “오는 7월 7일부터 연예뉴스에서 댓글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포털 3사에서 연예뉴스 댓글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일반뉴스 섹션에서도 댓글 정책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네이버뉴스 댓글 작성자가 지금까지 작성한 모든 댓글의 목록을 ‘공개’로 전했다. 이전까지는 이용자가 작성한 댓글의 공개여부를 직접 정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정책 적용으로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모두 공개된 것. 여기에 네이버뉴스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과 프로필 사진도 의무적으로 공개하게끔 했다.

카카오도 지난 2월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탭의 뉴스 댓글 서비스에서 댓글 신고 기준에 ‘차별·혐오’ 항목을 추가하고, ‘덮어두기’·‘접기’ 등 댓글 노출 관리 기능을 신설했다.

댓글을 작성하는 네티즌.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댓글 정책 개편에 대한 효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8일 뉴스 서비스 댓글 제재 강화와 운영 정책 개편 후 악성 댓글에 대한 신고와 조치는 늘고 욕설·비속어는 줄고 있다고 밝혔다. 개편 후 3월 한 달간 댓글 신고 건수는 이전보다 약 2배, 악성 댓글 삭제 건수는 65% 늘었다. 총선이 끝난 5월에는 신고 건수 14%, 삭제 건수는 7% 각각 증가했다. 댓글 속 욕설·비속어는 감소세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댓글의 욕설·비속어를 음표 모양으로 바꾸는 ‘욕설 음표 치환 기능’을 운영하고 있는데, 댓글 개편 후 음표 치환된 댓글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댓글은 이용자들이 포털의 운영 취지에 맞게 사용하면 건강한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포털 사업자들도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는 이번 2차 개편에 건강한 공론장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담았다”면서 “지속적인 노력과 서비스 개편으로 기업의 디지털 책임(CDR)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