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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까지 배터리 3사 그룹총수 다 만난 정의선, 전기차 '글로벌 원톱' 속도 낸다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7.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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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공장을 다 둘러봤다. 각 그룹의 총수를 차례로 만난 정 부회장은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전망이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날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만나 미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협력을 도모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3사 공장을 모두 둘러보고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갖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이날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했다. 이들은 고에너지밀도·급속충전·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과 협력방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또 SK 주유소와 충전소를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양사 경영진은 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에 들어갈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폈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도 현대·기아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스위스로 수출한 수소트럭에도 SK 배터리가 탑재돼있다.

아울러 리튬-메탈 배터리 등 주행거리 확대와 에너지 절감을 가능케 하는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서 에너지 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들은 전력 반도체 등 미래 신기술 개방 방향성을 두고도 머리를 맞댔다. 전력 반도체는 최소한의 전력으로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현재 대부분을 수입해서 해외 의존도가 높다.

SK그룹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력 반도체 사업 투자를 하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 제조·소재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생태계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현대차 새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우리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힘과 지혜를 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양사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내놨다. 최 수석부회장은 일찌감치 배터리 영역을 SK의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해 투자와 육성을 아끼지 않는 등 성장을 이끌어왔다고 SK 측은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와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두 달 동안 배터리 3사의 총수와 잇따라 현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업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13일 충남 천안 삼성SDI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달 22일에는 충북 오창 LG화학 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나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전고체 배터리 등에 대한 기술 협력 방안 등을 각각 논의했다.

한 자리에 모인 재계 '톱4'의 총수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와 배터리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거론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매년 10%가량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이 되면 신차의 절반가량이 전기차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려면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가 필수다. 정 부회장이 배터리 3사 생산라인을 두루 살펴본 배경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를 판매하며 약진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 중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전기차를 56만대 판매해 세계 3위권 업체로 자리 잡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웠다.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2026년에 전기차를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3사의 경쟁을 유도하는 한편, 자사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협업이) 배터리 3사간의 기술 및 가격 경쟁을 유발해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배터리 셀 기술 경력직을 적극 채용하며 차세대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이를 통해 친환경차 패러다임 변화를 기회의 창으로 삼아,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도약하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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