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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고소인 변호인 "4년간 성추행 계속"...고소인 "위력의 크기에 숨이 막힌다"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0.07.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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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 측이 고인의 영결식이 끝난 나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피해자가 온·오프라인에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며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과 별개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비서로 재직한 4년간 성추행과 성희롱이 계속됐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뒤에도 지속됐다"며 A씨를 상담하게 된 계기와 고소 과정 등을 밝혔다. A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변호사는 "올해 5월 12일 피해자를 1차 상담했고, 26일 2차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 상세히 듣게 되었다"며 "하루 뒤인 5월 27일부터는 구체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시작해나갔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 변호사는 고소 직후 고소 사실이 모종의 경로를 통해 피고소인인 박 시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하면서 제출한 증거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나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고소인이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 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문자나 사진은 피해자가 친구들이나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보여 준 적도 있다"며 "동료 공무원도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성적 괴롭힘에 대해 피해자는 부서를 옮겨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이번 사건은 박원순 서울시장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이라며 "서울시장이 갖고있는 위력 때문에 절대적으로 거부하거나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낸 것이라고 공개한 비밀대화방 초대문자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낸 것이라고 공개한 비밀대화방 초대문자. [사진=연합뉴스]

또 고소인이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박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했으며, 박 시장은 속옷차림 사진을 전송하거나 음란한 문자를 발송하는 등 가해 수위가 심각해졌고, 부서 변동이 이루어진 뒤에도 개인적 연락이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온·오프라인에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 또한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며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할 때 국가는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A씨가 직접 작성한 편지가 공개됐다. A씨는 이 서한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미련했다. 너무 후회스럽다. 맞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어야 마땅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다.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프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 용서하고 싶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다. 너무나 실망스럽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느끼고 숨이 막힌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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