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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리쇼어링 분석...'탈중국화' 미국은 뜨겁고 '높은 中의존도' 한국은 차가웠다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7.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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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필요성이 부각되면 각국이 자국 기업의 유턴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은 미중통상 전쟁의 영향으로 최고의 리쇼어링(해외생산기지의 자국 복귀) 성과를 얻은 반면, 한국은 뚜렷한 리쇼어링 성과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내놓은 '미국·EU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리쇼어링 현황 분석' 자료에서 한국의 '리쇼어링 지수'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역외생산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린나라가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역외생산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3년부터 한국의 역외생산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리쇼어링 지수는 미국 컨설팅업체 AT커니(Kearney)가 개발한 지표로 미국 제조업 총산출 중 아시아 14개 역외생산국(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제조업 품목이 차지하는 비율. 플러스(+)는 리쇼어링 확대를, 마이너스(-)는 역외생산 의존도 증가를 뜻한다.

미국의 리쇼어링 지수는 2011년부터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다 지난해 98로 반등, 최근 10년 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경련은 동일한 방법으로 한국의 리쇼어링 지수를 측정한 결과 지난해 –37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7년(-50)보다는 높지만 2018년(-1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글로벌 공급망이 아시아에 편중되던 상황에서 미국은 이를 분산 및 국내 유턴으로 반등시킨 반면,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지난해 제조업 총산출은 2018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아시아 14개 역외생산국으로부터의 수입은 7%(590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대체로 자국 인근으로 선회(니어쇼어링) 및 본국으로 유턴(리쇼어링)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뚜렷한 탈중국화(대중국 제조업 수입 전년대비 17%, 900억달러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전경련에 따르면 대중국 수입 감소 중 일부는 아시아 다른 국가(310억달러) 및 멕시코(130억달러)로부터의 수입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아시아 타국 수입 증가분의 절반(46%, 140억달러)이 베트남으로 흡수된 반면, 한국으로의 이전효과는 미미했다.

미국의 리쇼어링 지수는 2011년부터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다 작년에 98로 반등했으나, 한국은 지난해 –37을 기록했다. [그래프=전경련 제공] 

반면 한국은 그간 일각에서 대중국 글로벌 공급망 의존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지난 10년간 대중국 제조업 수입 의존도가 연평균 7%씩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증가 폭이 점점 줄며 베트남이 이를 대체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대 베트남 제조업 수입은 전년 대비 9.6%(17억달러) 증가했다.

한국의 아시아 14개 역외생산국에 대한 수입 중 중국이 60%, 베트남 12%, 대만 9%, 나머지 국가들이 각각 5%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U는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253개 기업이 유턴했고, 이 중 제조업이 85%(218개)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고용 정보가 공개된 99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도 창출된 일자리가 1만2840개에 달해 유턴기업 당 130여명의 고용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 전경련의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총 52개사가 유턴했으며 총 975명의 일자리가 늘어나 1개사당 평균 19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전경련은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3월 핵심기술, 핵심소재, 인프라, 안보 등 전략 분야의 대외의존도를 축소하겠다는 내용의 새로운 산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각국 정부도 동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반도체, 의약품 등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리쇼어링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 상원은 반도체 국내 생산을 위해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 지원, 세액 공제 등에 220억달러 이상을 지원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은 2013년 유턴기업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복귀한 기업이 74개에 불과해 리쇼어링 성과는 미미한 편"이라며 "최근 리쇼어링 관련 여러 의향 조사결과 향후에도 대규모 기업 유턴은 실현될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인건비, 법인세, 각종 규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몇 가지 인센티브 제공만으로 막대한 자금과 수십년의 청사진이 들어간 해외 생산기지의 국내 회귀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과 같이 유턴을 현실화시키는 과감한 지원과 함께 △세금을 투입한 보조금 형식의 단기지원만이 아닌 인건비· 법인세 등 근본적인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책 △해외공장의 국내 이전뿐만 아니라, 미국·EU처럼 중간재 수입의 국내 대체 등도 유턴으로 인정하는 등 유턴의 범위를 확대해 더 많은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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