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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칼럼] K-메디, 어떻게 세계 의료의 중심이 됐을까

- 2009년부터 시작한 해외환자 유치로 의료의 질 향상
-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의료가 세계 의료시장 선도 전망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20.07.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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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칼럼]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사회의 상류층은 미국 및 일본 의료를 신봉하며 한국 의료의 질을 무시하기도 했다. 이식, 암 등 중증치료를 위해 엄청난 의료비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물 건너가 수술하면 치료가 될 것이라는 완전한 믿음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2009년 1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이전까지 환자 유치행위로 간주해왔던 해외환자 유치를 모든 병원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얼마 후 국회를 통과해 유치는 명문화됐고, 그해 5월부터 해외환자 유치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졌다. 한국 의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던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영상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영상. [사진=연합뉴스]

국내 병원들은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그동안 병원 내 조직에 없었던 해외마케팅팀(일부는 ‘국제진료팀’이라 명명)을 설립해 해외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해야 했다. 또한 병원 내 안내 사인물이 다국어로 변화되는 기회도 됐다. 당시 병원내의 영어 표기는 CT, MRI, X-ray 정도였다.

해외환자 유치로 병원 내 해외마케팅팀(국제진료팀) 신설

필자가 근무한 병원도 당시 안내 사인물을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다국어 사인물은 한국 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병원을 방문할 때의 불안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들이 병원을 방문하고도 진료과를 제대로 찾지 못해 보통 병원 1층에 자리 잡은 안내 데스크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많았다. 특히 중소형 병원들은 1층에 안내가 없어 외국인 환자들이 한글로 적혀있는 진료과를 이해하지 못해 당황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외국인환자 친화병원으로 서서히 나아가게 한 것은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병원들이 외국인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시설 확충과 의료의 질 향상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됨은 물론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이전보다 확연히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전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소식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바이러스 포비아'를 불러왔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극복한 인류이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속에서 전해지는 확진자, 사망자 소식을 들으며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마음속에서 매일 요동친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은 와중에도 한시름 놓게 되는 것은 한국 의료에 대한 믿음이다. 'K-메디(Korean Medical)'로 불리는 한국 의료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K-팝(POP)과 같이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의 하나가 됐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빨리빨리’ 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단어가 된 지 오래됐지만, 의료 분야에서도 이렇게 진가를 발휘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터다. 코로나 19 사태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신속한 검사 시스템으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을 시기에 다른 나라들의 확진자 증가사태는 막 시작 단계였다. 그에 따라 의료 선진국들도 한국을 다시 보게 됐고 한국에 'SOS'를 친 나라들이 늘어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K-메디에 대한 세계인들의 새로운 시선

한국은 2020년 새해 들어 시작된 코로나19의 발현이 초기 급증세를 보였고 확진자 숫자는 시간이 갈수록 눈에 띄게 불어났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세계인들에게 한국 의료의 민낯을 보여준 바 있기에 이번에도 얼마나 많은 국민이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급증세를 보였던 확진자와 사망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속에 다른 나라들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진정 국면을 찾았다. 이에 K-메디에 대한 호평들이 잇따라 지구촌 언론을 장식하게 됐고, 한국의 위상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2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5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는 6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동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각 대륙에 걸쳐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남미, 아프리카, 유럽, 동남아, 동북아 등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확진자 발생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구촌으로 퍼져나간 코로나19는 채 몇 달도 안 돼 우려와 근심의 일상이 돼버렸다.

자고 일어나면 신규 확진자에 대한 궁금증으로 스마트폰을 찾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인류는 코로나와의 길고 긴 싸움에서 인간애, 동지애, 인류애를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종식은 멀지 않았다고 외쳤던 의료인, 과학자들은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 생겨나고 있어 제2, 제3의 팬데믹이 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이 바이러스와 불안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금세기 인류가 당면한 숙제이기도 하다.

제2, 제3의 팬데믹 예견, 끝나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

생각하지 못한 이러한 엄청난 감염재난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다른 나라처럼 지역봉쇄(Quarantine)를 하지 않고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력을 다했다. 또한 국내에 거주하는 혹은 국내로 입국한 외국인의 검사와 확진자의 의료비용까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의료시스템을 보여줬다. 다른 나라들이 놀라는 대목이다.

K-메디의 성과는 의료의 질(Quality)뿐만 아니라 의료의 방역(Prevention), 그리고 의료의 봉사(Service)까지 보여준 것으로 잘 확인된다. K-메디는 이제 단순한 한국인을 위한 의료가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미래 의료의 본모습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K-메디는 어떤 길을 가야할까? 포스트 코로나 K-메디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같은 질문은 K-메디의 미래를 한마디로 압축한 물음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의료가 나아가야할 길과 지향하는 변화상은 코로나19로 많은 상처를 입은 세계인들에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해외 의료에 비해 한발한발 내딛는 한국 의료의 성장을 보여준다. 

전 세계인에게 한국 의료는 코로나19 대처에서 확인된 의료의 질 향상으로 해외 환자의 급증은 물론 의료와 연계한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의료시장에서의 강세와 함께 화장품, 의료기기, 바이오산업 등 의료와 연계된 부가 산업의 급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메디가 세계 의료의 '메신저'가 되는 그날이 오기를

2020년 코로나 위기가 대한민국 의료산업에는 생각지도 않은, 꿈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본다. 지구촌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는 있는 바이러스와의 혈투에 K-메디가 더 빨리 종지부를 찍게하는 그날이 올 수 있을지, 모두들 지켜보고 있다.

K-메디가 앞으로 세계 의료의 '메신저'가 되기를 절실하게 고대하며, 이러한 것은 11년 전 대한민국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해외환자 유치법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을 감히 강조해 본다.

■ 고 현

전 안양샘병원 홍보팀장 & 국제진료팀장

전 제주한라병원 국제진료본부장

현 사랑플러스병원 국제진료부 부원장

현 보건산업진흥원 GHKOL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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