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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금호산업 '노딜 책임공방'에 국유화 시나리오 솔솔...아시아나 앞날은?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7.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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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두고 연일 공세를 취하는 동안 입장표명을 유보하던 금호산업이 공식 반박에 나섰다. 양측의 갈등이 아시아나항공 노딜(인수협상 무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유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

30일 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은 각각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금호산업은 입장문에서 지난 26일 현대산업개발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거래종결을 회피하고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며,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그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충족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지난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목표를 두고 인수절차를 진행해온 우리 회사는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런 현대산업개발의 주장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 본사에 상주했으며 영업 및 재무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토했다"며 "아시아나 또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인수위원회의 실사, 검증 업무에 적극 협조했고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계약 체결 이후에도 인수준비위원회 활동, 자료 발송, 대면보고 등을 통해 충분히 정보 제공 및 설명이 이뤄졌다"며 "현산이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산업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악화는 계약 해제 사유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것은 거래 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으며, 법률 및 계약상 근거가 없고 M&A(인수합병) 거래 관행 및 신의성실 원칙에 비춰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거래 종결을 위해 협의 가능성은 열어두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재실사는 반드시 필요하며,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 당사자들은 재실사에 응해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경우나 국유화로 가는 경우에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실사 요청이 계약금 반환 소송에 대비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억측이며,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경우나 국유화로 가는 경우에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산업개발은 끝으로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산업은행 등의 개입을 요구했다.

양측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또 다른 시나리오도 부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가 끝난 뒤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무산될 경우 국유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공식적인 국유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무산 시 국유화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았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업계 관계자는 "현산이 인수합병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 않겠느냐"며 "재실사 요구가 나온 시기부터 산업은행은 노딜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결국 노딜로 마무리된다면 새 주인 찾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국유화를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 의미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3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노딜이 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가운데 약 37%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몫이 되고 최대주주로 떠오르기에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라면서도 "산은이 이것을 계속 끌고 가지속 가능한 국영 기업으로 만들겠다면 진정한 의미의 국유화겠지만 지금 이 위기에 채권단으로서 그냥 위탁받은 차원에서의 국유화라고 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국유화로 볼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노딜이 되면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잘 만들어서 상황이 좋아지면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절차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게 황 교수의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미증유의 위기를 맞은 항공산업이 기간 산업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지, 또 정부의 개입이 타당한지 따져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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