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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전 없는 비상경영 선포…반목의 골만 깊어질라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0.07.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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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 환경이 급속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비상경영이 아닌 생존경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긴축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악의 위기를 맞은 항공·여행업계는 전체 임원이 급여의 30%~50%를 반납하고 직원 유·무급 휴직을 연장했다. 고정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업무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부서를 대거 통폐합했다. 사태가 더 길어지면 최후의 수단인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스타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이스타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노조 측은 "비상경영이 무조건적인 긴축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시행하는 경영혁신안에는 뚜렷한 돌파구가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수익성 하락을 거듭해온 기업에 대해선 "회사의 경영위기는 전적으로 사주와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기 위해선 "오너와 경영진의 사죄가 우선돼야 하고, 직원들이 수긍 가능한 대책안이 나와야 한다"는 게 노조 측의 목소리다. 

실제 몇몇 기업이 밝힌 비상경영 시행안을 보면 △현재 사용하는 경비의 지급기준과 범위를 축소해 필수불가결한 경비를 제외한 소모성 경비의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 △관리자급 직원을 대상으로 상여금과 하기휴가비를 반납받는 것 △전 직종 근무시간 단축제 및 무급휴직 확대 등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브랜드 사업 전략을 재편하겠다고는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구체적 신성장 동력 구상을 찾아보긴 어렵다. 그저 허리띠만 졸라매고 있는 형국이다. 내부에서 "더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근로자 측은 기업의 재무적 체력이 남아있을 때 신규 사업에 대한 세부 추진계획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사업별로 철저히 시장 니즈를 분석해 상품경쟁력과 마케팅역량, 기업운용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성장·위기의 상시화 등 뉴노멀 패러다임에서 미래를 도모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근로자들에게 인건비와 복리후생 삭감 등 희생만을 요구하기보단 경영진이 위기를 극복할 명확한 비전과 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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