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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갈등에 표절시비까지…IPO 앞둔 카카오게임즈 '구설'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8.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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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다음달 중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신작 ‘가디언테일즈’가 ‘젠더(성별) 갈등’ 논란의 중심에 섰고, ‘프렌즈 타임’은 표절시비에 휘말려 소송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8년 상장을 추진하다 회계 감리로 중도 포기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이번에는 회사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에 고개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가디언테일즈'가 대사 수정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가디언테일즈 게임화면 캡처/연합뉴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개시했다. 총 공모 주식수는 1600만주로, 공모 희망가 범위는 2만원~2만4000원이다. 희망가 기준 공모 금액은 3200억원~3840억원 규모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6~27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1~2일 청약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공모 이후 일주일을 전후해 상장하는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즈는 9월 둘째 주에 비로소 코스닥 상장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기인데, 여러 악재가 터져 분위기가 어수선하기만 하다.

우선 지난달 16일 출시한 가디언테일즈가 뜻밖의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 내 여성 비하 대사를 수정했다가 ‘남초’ 게이머 집단의 비난을 받고 다시 여성 비하 대사로 변경했다. 가디언테일즈는 지난 5일 공식 카페를 통해 “문제가 된 ‘광대’ 관련 대사를 ‘이 나쁜 X(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재수정한다”고 공지했다.

가디언테일즈에서 문제가 된 대사는 처음에는 “이 걸레 X”였다. 지난달 30일 추가된 이벤트 스테이지에 나오는 문장인데, 영어판에서는 “You whore(성매매 여성)”로 제공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커뮤니티 등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부적절한 표현 아니냐고 문제 제기하자 이를 “광대 같은 게”로 변경했다.

가디언테일즈가 '성별 논란'에 휩싸이자, 이시우 가디언테일즈 사업본부장이 공식 카페를 통해 논란을 일으킨 대사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사진=가디언테일즈 공식 카페 게시글 캡처]

가디언테일즈를 이용하는 게이머들은 두 가지 이유로 크게 반발했다.

첫째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일에 대사를 고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사전 공지 없이 게임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는 것. 게이머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게임 난이도를 조절하는 등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패치를 하는 행위를 ‘잠수함 패치’라고 일컫는다. 영어로는 ‘스텔스 패치’, ‘닌자 패치’로 불리며 국내외에서 공히 게이머들의 비판을 받는 행위다.

또 다른 반발 이유는 ‘걸레 X’을 ‘광대’로 바꾼 것이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 아니냐”, “남성 혐오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게이머들은 ‘광대’가 급진적 페미니스트 집단에서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카카오게임즈 내부에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가디언테일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평점이 5점 만점에 4.9점이었는데, 잠수함 패치 논란 및 ‘페미 게임’ 프레이밍이 시작된 후 이틀 만에 2.2점으로 급락했다.

끝내 카카오게임즈는 남성 게이머 여론을 수렴해 “광대 같은 게” 대사를 “이 나쁜 X”으로 재수정하기로 결정했다. 대사에서 ‘걸레’는 빠졌지만, 5일 만에 여성비하 표현으로 되돌린 셈이다.

회사 측은 공지문에서 “본래 스토리의 취지에 맞으면서 욕설이나 사회 통념상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쁜 X’ 정도의 욕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걸레X’을 ‘광대’로 바꿨던 이유에 관해서는 “불필요하게 화제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안전한 단어를 선택하려다 저지른 실수”라며 “특정 단체 소속이거나 편향된 직원은 한 명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실무진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담당자로 교체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시우 가디언테일즈 사업본부장은 공식 카페에 “운영 미숙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이 점 깊이 사과드린다. 저희 모두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면서 “가디언테일즈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여러분들의 진심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심지어 부족한 대응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 강력한 내부 교육 및 정비를 통해 유사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임태영 전 대표는 '프렌즈 타임'의 진행 방식이 '티그랑 타임'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임태영 전 대표 블로그 캡처]

그런가하면 카카오게임즈 소셜 게임 ‘프렌즈 타임’은 2012년 서비스했던 소셜 게임 ‘티그랑 타임’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여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그랑 타임을 서비스했던 한 소규모 게임사의 임태영 대표는 최근 프렌즈 타임을 상대로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이란 원작자 혹은 타인이 특정 특허발명을 침해하고 있는지 밝혀달라고 특허심판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지난달 말 모든 서류를 접수한 임 전 대표는 권리범위확인심판 결과를 바탕으로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티그랑 타임의 특허 보유자인 임 전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서 “프렌즈 타임 시즌2는 더욱 적극적이고 패기 있게, ‘그래도 대기업인데 대놓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씩씩하게 내 특허를 무시하고 티그랑 타임을 표절하기 시작했다”며 “내용 증명을 보내보고, 편지도 써보고, 국가 기관에 부탁해보고,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봤지만 역시나 이미 대기업이 돼버린 카카오의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프렌즈 타임은 간단한 퀴즈와 가위바위보 대결을 통해 최종 우승자에게 상금 100만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별도 앱을 설치하는 과정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으며, 이용자 선호도에 따라 듣는 방송과 보는 방송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1월까지 시즌1을 마쳤고, 지난 6월부터 시즌2를 서비스 중이다.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임태영 대표는 2012년 비슷한 방식의 티그랑 타임을 서비스한 전력이 있다. 현재 해당 게임은 서비스 종료된 상태다.

그는 △공동 적립하고 우승자에게 100만원 상금을 몰아서 지급하는 방식 △정해진 시간에만 게임 진행 △광고를 먼저 본 뒤 참가하는 방법 △가위바위보를 채택한 게임 종류 △무승부 탈락 게임 규칙 등을 근거로 프렌즈 타임이 티그랑 타임의 특허(등록번호 제 10-1108734호)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으로서 기존 대기업에 비해 진취적인 기업 문화를 추구하던 카카오그룹이 성장과 동시에 기득권자로 돌변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듣고자 카카오게임즈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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