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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딸도 맞았다지만...'세계최초 등록'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둘러싼 불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0.08.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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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보건 담당 국제기구는 우려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딸이 임상 실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고, 체온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제네바, 모스크바발 연합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백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최초(여부)가 아니"라며 "중요한 것은 미국인과 전 세계인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샘플.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사진=AFP/연합뉴스]

그러면서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3상 임상시험으로부터 확보된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의 산제이 굽타 의학 담당 기자도 "당연히 나는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백신에 대해 아는 게 없다. (확보된)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에 출연해 "(지금 상황이) 러시아의 과거 백신 캠페인과 아주 비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보건당국도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러시아 백신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현지 매체 RND에 "러시아 백신의 품질과 효능, 안전성에 대해 알려진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릭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백신에 대한 WHO의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WHO는 백신과 의약품에 대한 사전 자격 심사 절차를 마련한 상태"라며 "어떤 백신이든 사전 적격성 심사에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모든 필수 자료의 엄격한 검토와 평가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차를 가속하는 것이 곧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에도 백신에 대한 효과·안전성 지침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던 WHO다. 당시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어떤 백신이든 다양한 임상 시험과 검사를 거쳐야 한다. 무엇을 위한 백신인지,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부정적인 부작용이 있는지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지침)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를 통해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딴 것이다.

또한 그는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또 이 백신이 인간 아데노바이러스에 기반해 만들어졌으며 효능이 좋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본인의 두 딸 중 1명도 이 백신의 임상 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1차 접종 후 (딸의)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갔으나 이튿날 37도 정도로 떨어졌으며, 2차 접종 이후에도 체온이 조금 올라갔지만, 곧 내렸다"면서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큰 딸 마리야(35)와 둘째 딸 카테리나(34) 등 2명의 딸이 있다. 푸틴은 "등록된 백신의 양산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원하는 사람 모두가 접종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설명에 나선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오늘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백신의 국가등록 결정이 내려졌다"며 임상시험이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백신이 공식 등록 절차를 마침에 따라 조만간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스 통신은 1순위인 의료진 접종이 8월말이나 9월초에 시작되고 백신 시판은 내년 1월 1일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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