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놓고 미래통합당을 향한 재확산 책임론으로 공세를 폈다. 이에 통합당은 "정부의 방역실패 반성부터 하라"고 역공세로 대응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 상황은 지난봄 신천지사태 이상으로 엄중하다"며 "보수단체의 (지난 주말)광화문 집회가 전국적인 감염 확산의 뇌관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회가 끝난 지 5일이 지났는데, 통합당은 집회에 참가한 소속 정치인과 당원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수수방관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다. 통합당이 방역에 협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극우 개신교 세력이 세를 확장하는 데에 있어 통합당이 누구보다 큰 자양분을 제공했다"고 지적하며 "전광훈 목사와 통합당 일각이 한 몸이 돼 움직인 셈이다. 통합당은 꼬리자르기에 급급할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시장 혼란으로 수세에 몰렸던 집권여당은 지난 주말 광화문집회를 전후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보수 야권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정당 지지율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국면이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더욱 공세의 고삐를 죄는 형국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홍문표 통합당 의원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이 아니고 상경한 지역구민을 만난 것뿐이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어이없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집회 당일인) 15일 사진을 보니 홍문표 의원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도 벗었는데, 그곳은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 장소"라며 "보건소에 가서 얼른 검사 받으라"고 꼬집었다.
여당이 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을 제기하자 통합당은 역공을 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지침과 통제를 흩트리고 혼선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정부였다"며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통합당 관계자와 지지자 다수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국회의원 한 사람과 전직 의원 두 사람 나갔다는데 개별적으로 나간 것을 무슨 수로 (막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방역 실패 사례를 정치적으로 책임 전가하기 위한 유체이탈을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잠복 기간을 고려하면 (참석자들이) 8·15 집회로써 확진된 건 아니라고 보인다"며 "그 이전에 이미 방역에 구멍이 생겨서 이미 감염됐던 사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코로나19 재확산에 정부 책임을 거론하고 나섰다.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지난 7월 20일 섣불리 종식을 얘기했고, 정부는 코로나19 전용병상을 대폭 감축하고 몇몇 감염병 전문병원의 지정도 취소했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치적 홍보에 급급해 코로나19 앞에 의료진과 국민을 무장해제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