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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총자산 10년만에 80조대 회복, 부실 지웠지만 실적은 양극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9.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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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저축은행업계의 총자산 규모가 80조원을 돌파하면서 외형이 커졌다. 2011년 대규모 부실로 영업정지 사태를 겪었던 저축은행업계가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대형 저축은행의 성장세에 기댄 것이고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활로를 찾기 힘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경영공시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총자산은 82조5302억원으로 지난 1분기(78조1142억원)보다 5.7% 늘었다. 전년 동기보다는 16.6% 증가한 수치다.

저축은행업계의 총자산 규모가 80조원을 돌파하며 부실 이미지를 지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형 저축은행의 성장세에 기댄 것이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업계 총자산이 8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분기 82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저축은행 사태로 31곳이 퇴출되고 잇따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2015년 2분기에서야 40조원대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2016년 말 50조원대, 2018년 3월 60조원대, 지난해 3월 70조원대를 기록하며 부실 이미지를 지워나갔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연쇄 도산과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등을 겪은 뒤 급격하게 위축됐던 업계 분위기가 다시 회복되는 과정이라는 반응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부실 이미지를 벗은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모바일 뱅킹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환경으로 변화하고 저금리 시대를 맞으면서 1금융권보다 낮은 문턱의 대형 저축은행이 주축이 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성장세는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과의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한계가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상위 5개 대형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8조6813억원으로 전체 총자산의 34.8%에 이른다. 10개사(애큐온·모아·유진·JT친애·OSB저축은행 추가)로 모아보면 절반에 가까운 45.9%다. 

반면 중위권과 지방저축은행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도 많다. 저축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IBK저축은행은 각각 23억원, 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JT, DB, 아주, 바로, KB저축은행 등은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다.

저축은행 시장이 수도권에 몰리는 건 부실 사태 이후 대출영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발표한 '영업구역별 저축은행 대출 비중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대출에서 서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2012년 말 49.9%에서 2019년 6월 말 57.1%로 증가했다. 이는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등장한 대형 저축은행 대부분이 서울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은 전국을 6개 영업 구역으로 구분하고 본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주된 영업 구역을 지정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의무대출 비율을 정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인수·합병 규제완화를 고민중이다. 현행법상 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동일 대주주는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으나 규제가 완화되면 저축은행 M&A(인수합병)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업계에서는 벌써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J트러스트그룹은 지난달 예비입찰을 마치고 오는 15일 JT저축은행 지분 10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스마트저축은행과 라이브저축은행은 매각이 완료됐고,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로는 JT저축은행, DH, 민국, 유니온, 대원, 머스트삼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M&A 시장도 결국 수도권이나 지방광역시의 알짜배기가 인기"라며 "금융당국도 성장한계를 겪는 지방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취지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으면서도 업계 살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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