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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카드결제 NO...'수수료 부담' vs '편의 무시' 대립에 소비자 권익은?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9.0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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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인천광역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지난해 20년납 장기 S생명보험 상품을 가입하면서 매월 계좌 자동이체를 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좌 잔고가 비는 경우가 있어 연체를 막기 위해 결제 방식을 신용카드 납부로 변경하려 S사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으나 신용카드 결제가 사실상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카드로 편의점에서 몇 백원어치 과자도 결제가 되는 세상에서 몇 십만원이 넘는 보험료는 현금만 받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무슨 근거인지라도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보험사들의 2분기 카드결제 비율이 또 감소세다. [사진=연합뉴스]

김씨의 사례처럼 간편카드결제라는 용어가 익숙한 세상이지만 보험사의 보험료는 아직도 카드 납부가 쉽지 않다. 이는 금융당국과 카드사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카드납부를 장려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 가운데 특히 생명보험사는 수수료 부담에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현상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탓이다. 

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18개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4.5%로 지난 1분기의 4.6%보다 0.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 16조1225억원 가운데 카드 결제가 이뤄진 수입보험료는 7176억원이다. 여기서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생보사 중 가장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라이나생명도 36.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어 AIA생명(15.8%) 신한생명(13.9%) 순이었다.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1%에도 못미쳤다. 심지어 교보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IBK연금생명, ABL생명,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9개사는 보험상품에 대한 카드결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 감소와 관련한 논란은 카드사와 금융당국·카드사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 감소와 관련한 논란은 카드사와 금융당국·카드사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이처럼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 감소와 관련한 논란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카드사와 금융당국·카드사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15년 5월 생보사들은 금융위원회에 저축성보험의 카드 결제를 금지해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저축성보험은 은행 예·적금과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 계약자간 차별, 자산운용 곤란 등의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A생명보험 관계자는 "생명보험 상품은 손보상품과 달리 15~20년 장기 가입 상품인데 카드로 가입하면 1개월 후부터 납입이 시작되는 반면, 현금으로 보험료를 납입하면 당월부터 적용이 된다"며 "아울러 이를 신용카드로 받는 경우 2%가량의 결제 수수료를 보험회사가 부담해야 하고, 현금으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계약자와 차별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저금리기조에 역마진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면 피해는 생보사와 고객이 함께 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한 이후 소비자 편의 확대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독려해온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신용카드 결제대상을 최초로 규정한 2010년 6월 이전에도 오랜 기간 소비자들이 카드로 결제해온 금융상품"이라며 "이를 카드결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 보험계약자들의 결제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융당국은 2018년 2분기부터 생·손보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지수를 공시하도록 한 바 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생보사보다는 카드결제 비율이 높은 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15개 손보사 신용카드납 지수는 28.8%로 생보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생보사와 손보사가 이처럼 카드결제 비율에서 차이를 보이는 건 주력 보험이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장기보험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B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손보사의 저축성보험 등 장기보험 상품에 가입하면서 카드 납부를 신청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환영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해지 가능성이 낮고 구독경제 흐름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며, 이를 반대하는 손보사들은 결국 수수료 문제로 인한 손해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상호협의 하에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있는 문제"라고 달라진 시각을 덧붙였다.

C카드사 관계자도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신용결제로 보험을 유지하는 것은 자금흐름의 유연성에 대처하기도 좋다"며 "문제는 보험사 정책이 보수적으로 머물러 있다 보니 현실을 좇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인터넷 금융카페의 소비자 반응도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면 결제가 편하고 포인트 적립도 되는데다 당장 통장 잔고를 채워놔야 하는 현금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카드 결제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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