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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아픈 손가락' 두산건설 매각 최종 결렬...계열사 매각 숨고르기 들어가나
두산, '아픈 손가락' 두산건설 매각 최종 결렬...계열사 매각 숨고르기 들어가나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09.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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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두산그룹의 아픈 손가락인 두산건설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매각을 위해 대우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인수가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최종 결렬됐다. 이로 인해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계열사 매각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대우산업개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과 이어가던 두산건설 인수 논의가 최종 결렬됐다. 이로 인해 두산중공업은 차순위 인수 희망자와 재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두산건설 인수가 최종결렬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양사의 입장이 있어서 더 이상의 말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산건설 매각이 최종 결렬되면서 두산그룹의 계열사 매각도 숨고르기가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두산과 대우산업개발은 인수가를 두고 처음부터 평행선을 그어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을 최소 2000억~4000억원 선에서 매각하기를 원한 반면, 대우산업개발은 500억~2000억원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두산건설의 자진 상장 폐지 이전 시가총액인 4300억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대우산업개발이 처음부터 두산건설을 인수할 의지가 있었는지조차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매각 결렬과 관련해서는 아직 그룹 차원의 공식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두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대우산업개발은 옛 대우자동차판매에서 분할된 건설사로 자체 아파트 브랜드 '이안'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시공순위 88위의 중견건설사다. 업계에선 앞서 지난 7월 대우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어 대우산업개발이 시공순위 25위인 두산건설의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게 보고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서울권 진출을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산업개발은 그동안 자체 브랜드 '이안'과 수도권을 타깃으로 한 고급 브랜드 '엑소디움'을 통해 서울권 진출을 열망했지만 벽을 느끼고 있었다"며 "만일 두산건설을 인수했다면 아파트 브랜드 '위브'와 고급 브랜드 '더 제니스'까지 갖추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 인수를 통해 수도권 진출을 노렸으나 최종 인수가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우산업개발 측도 지난 7월 두산건설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다수 시공실적을 보유한 두산 위브와 주택브랜드 이안의 시너지를 통해 주택사업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매각을 위해 지난해부터 노력해 왔다. 하지만 경기악화와 재무구조 상의 문제가 지적되자 올들어 두산건설을 물적분할한 뒤 신설법인인 '밸류그로스법인'에 일산 위브더제니스스퀘어, 포천 칸리조트 개발사업 등과 같은 부실자산을 넘기는 작업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7월 대우산업개발에 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하고 매각 논의를 이어가면서 한시름 놓는 분위기였지만 지난달부터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서 매각 결렬설이 꾸준히 터져나오다 이달 최종 결렬 상황에 이르렀다. 

두산그룹은 아픈 손가락 중 하나인 두산건설 매각 결렬과 함께 순조롭게 이어져 오던 계열사 매각도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1조원짜리로 평가되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서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DICC는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투자자(FI)와 7000억원대 규모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인수 후보군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두산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며 3조원 이상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안을 짜내 쉴 새 없이 달렸다"며 "다만 그 결과로 그룹의 몸집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얼어붙어 어느 정도 숨고르기에 들어갈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