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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딜 그 후...현대산업개발, 기업가치 재평가에 '미소' 소송 장기화 '우려'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9.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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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올해 항공업계 최대 이슈였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드라마가 결국 '노딜'로 마무리됐다.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10개월여를 줄다리기한 협상이 공식적으로 결렬됐음을 알리는 계약 해제통지를 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에 돌아갔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플랜B를 가동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갈 길이 나뉜 현대산업개발은 금호산업과의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지리한 소송에 돌입함과 동시에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결렬됐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결렬됐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산업은행과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최대현 부행장 주재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밝혔다. 최대현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 금호산업 측에서 HDC현산에 계약 해제를 통보된 것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산업개발 측도 공시를 통해 매도인 측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본 건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으로 법적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M&A는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채 '새드엔딩'으로 끝맺음했다. 

아시아나항공 M&A는 모빌리티 그룹을 기치로 내건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고 한 달 뒤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아시아나항공과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순항하는 듯 보였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사들이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 불황이 닥치며 아시아나항공 부채와 차입급이 급증세를 보였고, 현대산업개발이 인수 환경 변화에 따른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을 맞았다. 반면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의지에 의문을 느끼며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긴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노딜 가능성이 높아지자 채권단은 이동걸 산은 회장이 1조원 인수 대금 인하의 파격 조건을 제시하며 파이널 딜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12주 재실사'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결국 M&A는 무산됐다.

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불발로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서 향후 아시아나항공과 현대산업개발의 행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M&A 무산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위기 및 이로 인한 항공기 운항 차질 등 국가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범정부 차원의 정상화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라며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채권단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신규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적극 조치할 계획"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하에 경영쇄신과 자구계획을 지속하는 한편, 노선 최적화, 비용 절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채권단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경영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실행해 나가는 한편,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책임있고 능력있는 경영주체를 찾아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재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나 정부와 채권단의 정상화 의지와 계획을 설명하고, 회사 임직원들의 고통분담과 경영쇄신 등 정상화 노력을 당부하는 등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컨소시엄을 이뤘던 미래에셋과 함께 이행보증금 2500억원의 반환소송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그간 아시아나항공 M&A를 둘러싸고 대면협상보다 문서상으로 지속적인 재실사를 요구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는 결국 채권단의 계약해지를 유도하고 귀책사유를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동걸 산은 회장이 일찍부터 현대산업개발과의 적극적인 대면협상 의지를 보여왔고, 마지막 회동에서 인수조건 변경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가격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현대산업개발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귀책사유로 삼을 것으로 보여 길고 지리한 소송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소식에 기업가치 재평가가 한창이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에 따라 계약금 반환 소송이 진행되겠지만, 보수적으로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한다고 해도 멀티플 개선에 따른 적정가치 상향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작년 주택공급을 이미 초과했으며 연간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 향후 2년 이상 주택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라 연구원은 "최근 청약 열기와 목표 달성 시 자체 물량이 전년대비 53.5%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익성도 유지 가능하다"며 "내년에도 광운대, 인천 용현·학익, 공릉역세권 등에서 올해 수준의 자체물량 공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하반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주가는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으로 그간 디스카운트 요소로 여겨졌던 M&A 불확실성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건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한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이냐다. 라 연구원은 "투자 CAPEX 및 용지투자는 2018년을 저점으로 개선 중이며, 인수 무산으로 향후 배당 및 용지투자 금액과 비중이 보다 증가할 것"이며 "향후 배당 및 보유 현금 활용 전략이 제시되면 추가 축소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산은 발표가 난지 얼마 안됐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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