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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광풍에 증권사 신용융자 중단, 리스크 관리...금융당국은 '신중론' 엇갈린 행보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9.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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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최근 증시 활황으로 빚을 끌어 모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늘자 증권사들이 잇달아 신규 신용융자 거래 중단을 선언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신용공여 한도가 급격히 소진돼 적정성을 지키기 힘들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부동산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등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되 주식 투자에 대한 규제는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어 증권사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17조3379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지난 3월 10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7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 규모가 최근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건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증거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는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빚투’ 폭증에 증권사들이 신규 신용융자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공여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증권사의 대출 자금을 마르게 한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70% 안팎으로 신용공여 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는데, 최근 폭발적인 신용융자로 인해 적정성을 지키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최근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공여를 중단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지난 6~7월에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잇단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중단 조치를 취한 바 있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1일 신한금융투자가 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용공여 한도가 급격히 소진돼 금명간 예탁증권담보대출과 신용거래융자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며 "서비스 중단 및 재개 시점은 재공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신규 대출과 신용 융자가 제한된다. 다만 기존 대출과 신용거래 만기 연장은 가능하다.

지난 11일에는 한국투자증권도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16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22일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 조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7조-3 6항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에는 신용공여의 총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100을 초과할 수 없다.

삼성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증권담보대출도 중단했다. 기존 이용 고객은 요건 충족 시 만기 연장은 가능하지만, 잠정적으로 신규로 빚을 내 투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빚투에 대한 시각이 증권사와 달리 신중론이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빚투에 대해 금융당국은 증권사와는 달리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신용공여 추가 담보요구와 반대매매를 유예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담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공여를 통해 빚투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이 급증한 반면, 주가지수가 급락하더라도 이들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를 바로 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시장상황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투자자 신용공여 담보유지 비율과 임의상환에 대한 예외규정에 대한 특례'를 오는 16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6개월간 연장한다는 내용의 ‘비조치의견서’를 발부했다. 특례 만료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코스피가 1400대까지 폭락할 때 시장상황 급변시 신용공여 추가 담보 요구 및 임의 상환에 대해 금융투자업 규정 제 4조25조 제 3항을 예외 적용하기로 했다. 이 특례는 금융투자업 규정을 근거로 신용공여금액에 대한 담보 평가금액의 비율이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가 정한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추가담보의 납부를 요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 금융당국은 현재의 여신 시스템상 저신용자가 자신의 능력치 이상으로 대출을 받아 증시 등에 투자하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관계자는 "빚투가 폭증하고 있는데도 금융당국은 증권사에 신용융자 금리인하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 규제는 강화하면서도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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