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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사용 급증에 화학업계 '친환경 소재' 개발 경쟁 본격화
일회용품 사용 급증에 화학업계 '친환경 소재' 개발 경쟁 본격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0.09.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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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생활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배달용 일회용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해 재생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구촌 각국의 ‘그린뉴딜’ 정책과 저탄소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 감소를 위해서라도 재생, 재활용 플라스틱 개발이 강력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내 화학업계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 소재 개발에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 LOOP'.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1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국내 최초로 화장품 및 식품 용기에 적용할 수 있는 PCR-PP(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개발했다.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한 뒤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안전기준에 적합한 가공 공정을 거쳐 PCR-PP로 재탄생하게 된다.

PCR-PP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를 30% 및 50% 함유한 등급으로 개발됐으며, 화장품 및 식품 용기 등의 사용을 위한 FDA 인증을 국내 최초로 완료했다. 현재 국내외 화장품 용기 제작 업체들과 물성 테스트를 완료했고, 올 4분기부터 공급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외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화장품 포장재를 최대 100%까지 재활용 또는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든 제품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포장용기 개발에 많은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로 화장품 용기의 PCR-PP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화장품 용기 중 약 60%가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되고 있고 이중 30% 정도가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이뤄진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프로젝트 LOOP’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재생 플라스틱 소재(rPET·rPP·rABS·rPC) 등을 개발해 모바일 및 TV 등의 생활가전에 재생 폴리카보네이트(PC) 및 재생 고부가합성수지(ABS)의 소재를 적용하는 등 플라스틱의 사용주기를 늘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친환경 섬유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세계 1위 아웃도어 백팩 브랜드인 ‘오스프리’에 친환경 섬유소재를 공급하는 것이다.

효성티앤씨가 개발한 ‘마이판 리젠 로빅’은 세계 최초의 친환경 나일론 고강력사 브랜드로 섬유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다. 가벼운데다 인열강도(천을 찢을 때 저항하는 힘)와 내마모성이 뛰어나 배낭·작업복·수영복 등의 아웃도어 제품에 적합하다. 재생 나일론 섬유는 1㎏ 생산할 때마다 6~7㎏ 이산화탄소 상당량의 온실가스 절감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섬유로 꼽힌다.

'마이판 리젠 로빅'이 사용된 오스프리 프리미엄 아웃도어 백팩 '탤런'. [사진=효성 제공]

효성티앤씨는 올 1분기부터 미국 오스프리사에 고강력 재생 나일론 섬유인 마이판 리젠 로빅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오스프리는 내년 봄 시즌 마이판 리젠 로빅을 적용한 플래그십 백팩 라인 ‘탤런·템페스트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친환경 섬유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약 10%씩 성장 중이며 2025년에는 700억달러(8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부문 매출도 2017년부터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마이판 리젠(나일론), 리젠(폴리에스터), 크레오라 리젠(스판덱스) 등 친환경 섬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고객들은 이미 기업에 높은 수준의 환경에 대한 인식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효성은 그린경영비전 2030을 기반으로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소재·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환경안전에 있어 LG화학만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립하고 전 세계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전 세계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하고 관리체계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농·수산물 관련 ‘그린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등의 ‘화이트바이오’로 불리는 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LG화학은 ABS 부문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LG화학은 1년이 넘는 연구 끝에 재활용이 가능한 ABS를 개발했는데, 가공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는 ABS는 자동차·헬멧·가전제품·레고 블록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LG화학은 연간 약 200만톤에 달하는 ABS를 생산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SK케미칼의 ‘스카이그린’도 코로나 시국에 주목받는 소재다. SK케미칼이 200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스카이그린은 유리와 같은 투명성과 최고 수준의 내화학성을 가져 방역용 보호장비인 안면보호대, 투명 방역창에 적합하다. 일반적인 투명소재와 달리 잦은 소독과 세척에도 뿌옇게 색이 변하는 ‘백탁현상’이 없다. SK케미칼은 미국·유럽에서 스카이그린 공급을 확대한 뒤 최근에는 멕시코·콜롬비아 등 중남미까지 판로를 넓혔다.

증권가에서는 화학업계의 적극적인 친환경 소재 개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유럽·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자원 재활용 관련 법률과 탄소배출권 거래제 강화 등 규제가 계속 강화될 예정”이라며 “이에 국내 기업들도 기술 개발, 제품 출시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