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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 광풍에 은행권 총량 조절...건전성 관리 국면으로

  • Editor. 이은실 기자
  • 입력 2020.09.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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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은실 기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자금으로 투자)로 신용대출이 폭증하자 시중은행이 대출 총량 조절로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 특히 높은 소득의 신용자들부터 한도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의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의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의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1.85∼3.75%(각 은행 신용대출 대표상품 기준) 수준이다. 최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각 은행의 계좌나 카드 이용 실적, 자동이체 실적 등에 따라 부여되는 우대금리(금리할인) 혜택을 최대한 받아야 한다. 우대금리 수준은 은행 상품에 따라 다르나 낮게는 0.6% 정도부터 높게는 1%에 이른다.

결국 신용대출 금리를 현행 수준보다 높게 올리면 대출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1%대 신용대출 금리는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A은행의 경우 지난 1일 자로 신용대출 우대금리 할인 폭을 0.2%포인트 축소한 바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총량을 줄이라는 주문에서 비롯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시중은행 부은행장(여신담당 그룹장급)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최고 200%에 이르는 신용대출 소득 대비 한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신용대출 절대 금액이 너무 크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대출액이 5000만원~1억원 정도라면 일반적으로 생활자금 용도라고 할 수 있지만 2억∼3억원은 '투자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말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통위원들도 신용대출이 위태롭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고신용·고소득 차주들의 신용대출에 완화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전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27일자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여타 대출에 비해 신용대출의 지표금리가 크게 하락한 점이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 볼 때는 은행이 주택 관련 대출 태도를 강화한 반면, 고신용·고소득 차주들의 신용대출에는 상대적으로 완화적 대출 태도를 유지하는 점도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부은행장(여신담당 그룹장급)들과 회의에서 “최고 200%에 이르는 신용대출 소득 대비 한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부은행장(여신담당 그룹장급)들과 회의에서 “최고 200%에 이르는 신용대출 소득 대비 한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에도 은행 대출 관련 차·과장급 실무자들과 회의를 통해 신용대출 급증의 현황과 배경, 신용대출의 용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바 있다. 특히 신용대출의 급증이 은행 간 과열 경쟁을 비롯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은행 실무자들은 "금리가 워낙 낮은데다 비대면 신용대출로 절차가 매우 간편해졌기 때문에 신용대출이 급증했을 뿐"이라며 은행 간 경쟁은 주요 요인이 아니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와 더불어 은행들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특수직 종사자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출 것으로 전망됐다.

서민의 '생활자금'용 신용대출까지 조일 수 없어 고신용·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부터 줄이라는 ‘신호’라는 것이 은행권의 해석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통상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특수직은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연봉이 1억5000만원이라면 신용대출로만 3억원을 빌릴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세는 점차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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