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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들 추석 앞두고 '분류작업 거부' 선언...과로사 대책 마련 어디까지 왔나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0.09.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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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올들어 택배 노동자 7명이 과로로 목숨을 잃은 가운데 일부 택배노조가 과로사의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는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들은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사가 실효성 있는 과로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분류작업이 멈추게 되는 택배사는 CJ대한통운과 한진, 로젠,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4대 택배사와 우체국 택배다.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대책위는 14∼16일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 거부를 위한 총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민주노총 택배연대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4358명이 참가해 4160명(95.5%)이 작업 거부에 찬성했다.

분류작업은 배달 집하장에서 지역별로 분류된 택배 물건을 차에 옮겨 싣는 작업이다. 그간 대책위는 "올해만 택배기사 7명이 과로사했는데, 대가도 없는 분류작업 때문"이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는 택배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 구역을 할당받고 배송 건수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일일 100개를 배송하다가 연휴 등의 영향에 200개로 늘어나도 이를 모두 혼자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공짜노동'과 이로 인한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해선 택배 회사가 즉각 분류작업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대책위 주장의 요체다. 

추석을 열흘 앞두고 예고된 택배 파업을 두고 대책위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다"며 "배송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더는 과로로 인해 쓰러지는 택배 노동자는 없어야 한다는 택배 노동자의 심정을 헤아려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분류작업 전면거부는 죽지 않고 살기 위한 택배노동자들의 마지막 호소"라며 "택배사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한다면 언제든 분류작업 전면을 철회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설 명절을 열흘 앞둔 지난 1월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 택배 우편물들이 가득히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명절을 열흘 앞둔 지난 1월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 택배 우편물들이 가득히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차량 및 인력 추가투입 △정당한 지연배송에 대한 택배기사 불이익 조치 금지 △영업소별 택배종사자 건강관리자 지정 및 건강상태 관리보고 △택배종사자 정기적 건강관리 △영업소 응급물품 구비 및 방역물품 지원 △시설 방역강화 및 자체점검 등 택배기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권고했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토부가 권고한 택배 종사자 보호조치안에 대해서 아직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분류작업 인원 투입 대신 택배물량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 7월 28일 택배기사가 자신의 배송물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물량축소 요청제'를 표준계약서에 명문화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이 신설되면 택배기사가 집배점에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하면 집배점은 택배기사 협의를 거쳐 할당된 배송물량을 줄여야 한다.

그러한 이와 관련해 택배 기사 측은 "택배 기사가 업무 시간의 절반 가까이 쓰는 분류 작업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라며 "물류사들이 자신들이 가져가야할 이윤을 떼어주지 않기 위해 눈과 귀를 가린 채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추석'이 예고된 가운데 21일부터 분류작업이 전면 거부 사태가 이어지면 추석연휴 택배 배송에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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