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0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워진 사회·경제적 상황에 공감하고,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에 공동 노력하겠다는데 뜻을 모은 결과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1일 하언태 사장과 이상수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울산공장 본관 등 3개 거점 화상회의실에서 열린 12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임금동결, 성과금 150%,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는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경제적 상황을 충분히 공감했고, 글로벌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경영실적 및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감안한 임금안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임금성 논란으로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를 초래하기 보다는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생존과 미래 발전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평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에 "친환경 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변화하는 산업 패러다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하자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현대차 임금동결은 1998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현대차는 올해 코로나 상황 극복을 위해 노사가 집중교섭을 벌인 결과, 교섭기간은 최소화하면서도 2년 연속 무분규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는 2009~2011년 이후 역대 2번째이며, 교섭기간은 상견례 이후 합의까지 40일이 소요됐다.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문은 △국내 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 대응 △미래산업 변화에 대비한 직무 전환 프로그램 운영 △고객·국민과 함께하는 노사관계 실현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부품 협력사 상생 지원 △품질향상을 통한 노사 고객 만족 실현 등에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사는 이번 선언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에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노사 별도합의를 통해 울산시와 울산 북구청이 추진하는 500억원 규모 지역 부품 협력사 고용유지 특별지원금 조성 사업에 참여해 세부방안을 협의·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차량의 고품질이 고객 확보와 고용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대전제에 공감하고 △생산공장별 품질협의체 구성 △신차 단계 노사합동 품질향상 활동 강화 △2025년까지 2천억원 규모 품질향상 투자 △공정품질 피드백 시스템 운영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도 노사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난 2월 노사 특별합의를 통해 선제적 예방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 교섭에서 보다 강화된 감염병 예방 조치를 마련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와 자동차산업의 대전환 속에서 미래차 시대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한 합의안 마련에 주력했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 선두주자 도약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