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0-22 17:58 (목)
북한 실종 공무원 사살사건에 정치권 일제히 규탄...야당은 의혹·책임론 제기
북한 실종 공무원 사살사건에 정치권 일제히 규탄...야당은 의혹·책임론 제기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0.09.25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북한이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에게 총격을 가한 뒤 주검을 훼손한 사건을 두고 24일 정치권에서 일제히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촉구하는 등 청와대와 정부가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를 맹비난한 가운데 여야는 국회 국방위 차원에서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데 비해 국민의힘은 한발 더 나아가 북한 총격 사망 사건 관련 규탄대회를 열고 이번 사건을 '제2의 박왕자 피살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정부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 이낙연 대표 등에게 북한 해역에서 발생한 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 이낙연 대표 등에게 북한 해역에서 발생한 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북한 총격 사건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여야 국방위원은 결의안에서 북한의 행위에 대해 "대한민국에 대한 중대한 무력도발 행위이며 한반도 안정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아주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이런 도발 행위는 북한 정권의 안녕은커녕 국제사회의 우려와 분노를 촉발할 것이다.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방부와 군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이 이번 사건의 경위와 책임소재를 소상히 밝혀야 하며, 우리 당국도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위해를 가한 것이 사실이라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체포한 지 6시간 10분 후에 사살했다면 북한 최고지도부가 몰랐을 리 없을 텐데 어떻게 이런 행위를 할 수 있는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전쟁 중인 군인들 간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질러졌다.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살인행위"라고 규정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피살됐다는 사실이 23일 대통령의 유엔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에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며 "정부가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제안 이벤트에 국민의 생명을 뒷전으로 밀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북한에 의한 실종 공무원 피살·시신훼손 관련 규탄대회를 열고 "청와대에 보고돼 대통령이 인지한 시점이 언제이며 자국민 총격사건을 보고받은 후 대통령이 취한 조치는 무엇인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4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이 24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북한 총격 사망 사건 관련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이 24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북한 총격 사망 사건 관련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규탄사를 통해 "북한의 무모하고 야만적인 민간인 학살 후 시신을 불태운 행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규탄하며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하여 비통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북한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함께 정확한 경위를 밝혀내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이 민간인 살해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언제였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민이 북한의 손에 잔인하게 죽어간 만행에 대해 청와대가 인지하고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유엔연설에서 발표하기 위해 민간인 총격사건 공개를 늦춘 것이라면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을 방기한 것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2008년 7월11일 북한의 박왕자 피살사건을 언급하며 "북한이 단순 도발을 넘어 민간인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남북한의 평화와 화해, 상생의 기반 자체를 뒤엎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5일 오전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조찬회동에서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도 구출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두 아이를 둔 가장이 살해당하고 불태워지는 것을 군은 6시간 동안 지켜보기만 한 것 같다"며 "대통령은 21일부터 3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초 단위로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이 이렇게 처참하게 죽었는데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헌법상 책무를 지닌 대통령은 종전선언, 협력, 평화만을 거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군 당국의 실종 공무원 피살 사건 발표 직후 개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이번 피격사건과 관련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사건 첩보를 보고받은 뒤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며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