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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총격 피살 공무원 아들의 절규와 호소 "아빠 죽임당할 때 나라는 무엇을 했나"
北총격 피살 공무원 아들의 절규와 호소 "아빠 죽임당할 때 나라는 무엇을 했나"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0.10.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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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달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아들은 편지에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부친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숨진 A씨의 형 이래진 씨는 5일 조카가 쓴 2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B군은 편지에서 “연평도에서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여동생은 이제 8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적었다.

3일 군과 해양경찰이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사라졌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시신 등을 찾기 위해 연평도 서방부터 소청도 남방까지 해역을 광범위하게 수색하고 있다. [사진=해양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이어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B군은 아버지에 대해 “늦게 공무원으로 임용돼 더 열심히 일했다”며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했고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돌아봤다. 또한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며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가 A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하며 내놓은 설명 중 하나인 ‘A씨의 신상정보를 북한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선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하는 말일 뿐 저희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면서 “저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사람이 저의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5일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이래진 씨 제공/연합뉴스]

B군은 이어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고,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B군은 “대통령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주십시오.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해양수산부 소속 8급 공무원이었던 A씨는 지난달 21일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 국방부는 북한군이 이튿날 오후 9시 40분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기름을 붓고 시신을 불태웠다고 발표했다. 해경은 지난달 29일 A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북한군에게 피격당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