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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8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둘러싼 조합 내 갈등 심화...사업 지연 '경고등'
대연8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둘러싼 조합 내 갈등 심화...사업 지연 '경고등'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10.0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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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하반기 최대 규모 도시정비사업으로 꼽히는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 간 수주전 과열 속에 조합 내 갈등이 심화돼 사업 지연 '경고등'이 켜졌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결성한 대연8구역 재개발조합 단독추진위원회(단추위)가 조합장 및 조합 임원 해임을 위한 총회를 오는 17일 열 예정이다. 이는 시공사 선정 총회 예정일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이다.

하반기 최대 규모 도시정비사업인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이 수주전 과열 양상에 조합내 갈등 심화로 사업 지연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대연8구역재개발조합 제공]

해임 총회 이유에 대해 단추위 관계자는 네이버 밴드에 "현 조합장 체체는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시공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컨소시엄 사업을 옹호하기에 급급하다"며 "조합원들의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한 해임 총회를 오는 17일 가람 아트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연8구역은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의 수주전이 시작된 후부터 조합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운 단추위의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단추위가 조합 집행부 해임을 시도하는 총회를 여는 시기가 시공사 선정 전날이라는 것도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대연8구역은 2006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14년 만인 올해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지난달 15일 시공사 입찰에 나서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이 컨소시엄으로, 포스코건설은 단독으로 신청하면서 사업의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양 측은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며 오는 18일 사업의 중요 단계인 시공사 선정을 앞둔 상황이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 간 수주전은 정식 입찰제안서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더샵 원트레체(THE SHARP ONE TRECHE)’라는 단지명으로 단독입찰을 제안했다.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포스코건설은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더샵 원트레체'라는 단지명으로 단독입찰을 제안했다.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현재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건 포스코건설 측이 주택 유지보수와 세입자 민원처리 용도의 '민원처리비'를 조합원 가구당 3000만원씩 대여하겠다는 내용을 입찰제안서에 담았다는 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은 포스코건설의 민원처리비가 결국 조합원 이주비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점을 문제삼았고, 조합 측은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민원처리비의 위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적격심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29일 국토부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0조에 따라 이주비 대출 및 추가 이주비를 제안하는 것 이외에는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위배로 판단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민원처리비는 합법적인 것이라고 항변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민원처리비는 착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니만큼 시공과 관련이 있는 사항"이라며 "이미 대형 로펌으로부터 합법적이라는 법률자문도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부산 진구 범천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 당시 현대건설이 입찰제안에 민원처리비 항목을 포함시킨 사례도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월드클래스급 특화설계 단지를 제안했다. [사진=롯데건설 제공] 

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조합원 한 가구당 최저이주비 2억5000만원을 대여해주겠다는 '최저이주비' 제안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원처리비와 마찬가지로 최저이주비도 시공과 관련이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사업단은 대연8구역 최저이주비에는 이자가 붙는 만큼 무상대여인 현대건설의 갈현1구역 최저이주비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연8구역 현장에서는 이번 수주전을 통해 조합원들 간의 입장 차가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다. 오는 9일 대의원총회가 열릴 예정이라거나, 또 다른 일정이 잡혔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때문에 중립을 지키고 있는 한 대연8구역 조합원은 "현 집행부와 단추위 간 내홍으로 14년 만에 활기를 찾은 사업 자체가 다시 지연될까 두렵다"고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은 아파트 30개 동, 3516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가 8000억~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되는 데다 사업성이 높은 평가를 받다 보니 건설사간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사업단은 주택담보비율(LTV) 100% 규모 이주비, 조합사업비 전액 무이자 대여, 조합원 분담금 납부유예 조건을 공통적으로 제안했다.

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사업단이 이곳에 쏟는 관심은 서울 한남3구역 못지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주전에 나선 건설사들 역시 빠른 사업 진행을 바라는 눈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특화설계에 공을 들여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상품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기업시민 이념을 바탕으로 혼탁 수주전보다는 공정한 대결 구도 속에서 조합원들에게 최상의 선택으로 인정받아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연8구역은 사업 속도가 이미 다른 사업장에 비해 많이 늦은 상태"라며 "조합원들의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조합 내 갈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