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0-25 22:50 (일)
"말 안들으면 ○○촌에 팔겠다"...철도공사·공항공사, 직원 간 위계 의한 성폭력 '심각'
"말 안들으면 ○○촌에 팔겠다"...철도공사·공항공사, 직원 간 위계 의한 성폭력 '심각'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10.08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한국철도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 여객·운송 업무에 종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직원들 사이에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 내 비위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한국철도공사·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2020년 8월 사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여객·운송 업무에 종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직원들 사이에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 소속 기관사 A씨는 지난해 2월 자신과 2인 1조로 열차 운전 업무를 맡은 여성 부기관사에게 "여자는 꽃"이라며 머리카락 냄새를 맡거나 손가락으로 입술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부기관사가 자신의 딸보다 3살 어린 20대 여성이었는데도 '오빠'라고 부르라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촌에 팔아야겠다"고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기관사는 견디다 못해 근무 변경을 신청했고, 이에 A씨는 "미친X, 싸가지 없는 X"이라는 욕설까지 내뱉었다. A씨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기관사 B씨도 지난해 10월 운전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부기관사의 손을 잡는 등 성추행을 했다. B씨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심지어 성희롱 고충 상담 업무를 겸하는 직원이 오히려 성희롱 가해를 한 사례가 적발됐다. 한국공항공사 지역본부에서 성희롱 예방·고충 상담 업무와 심의위원을 맡은 C씨는 외부 출장 동행 여성 직원에게 "속에 뭐 입었느냐" "너는 내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등 성추행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져 파면당했다.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성희롱 고충 상담 업무를 겸하는 직원이 오히려 성희롱 가해를 한 사례도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철도공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성희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처벌 수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공항공사 소속의 중간간부 D씨도 2016~2018년 피감독자 신분의 여성 피해자들에게 근무시간 외 전화·메신저 등으로 사적인 연락을 지속했다. 오후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오늘 뭐 했느냐, 집에 가면 뭘 할 거냐"고 묻는 등의 성희롱을 하다 징계를 받았으나 견책 수준에 그쳤다.
 
한국철도공사 소속 한 직원도 여성인 후배 직원에게 퇴근 후 "○○이가 비타민"이라거나 "오늘 ○○이 매력에 다들 빠져서 나도 못 헤어 나온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성희롱성 글을 올리거나 폭언을 한 사례가 발생해 신고 접수를 했으나 관련 증거 부족 등으로 견책으로 징계가 마무리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직원 간 성희롱 및 성폭력 실태에 대해 천 의원은 "사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전 예방 교육을 확대·강화해야 직장 내 비위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부터 고충 신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인력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도 "공사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에 관해서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단호하게 조치한 바 있다"며 "내부규정에 의한 재발방지교육 등을 꾸준히 시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