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2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적자 폭은 3분기 연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인 ‘LG 윙’을 선보인 LG전자가 탄력을 받아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 8일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 등 3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는 업계 전망치인 매출 16조5000억원, 영업이익 8900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는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직전 분기(2065억원)보다 500억원 이상 적자 폭을 줄인 것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끈다. 지난해 4분기(3322억원)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 조만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기존의 인력 감소나 사업부 축소 등 소극적인 전략 대신 과감한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공략으로 돌아섰다. LG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만 MC사업본부에 109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MC사업본부의 이번 호실적이 원가 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스마트폰 제조사 설계생산(ODM) 확대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MC사업본부는) 원가 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익 개선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물량 확대가 받쳐준다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올 3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4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 출시 효과 및 중저가 물량 증가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는 별도의 스크린을 가로로 돌리는 체험을 제공하는 ‘LG 윙’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지난 6일 출시 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LG전자는 윙을 앞세워 적자 탈출 시기를 최대한 당길 심산이다.
LG전자는 윙의 가격을 파격적인 109만8900원으로 책정했다. LG전자의 폼팩터 혁신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제품인 윙의 가격은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형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윙은 스마트폰의 콘텐츠 활용성을 높이고 싶지만 비싼 200만원대 폴더블폰을 구매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증권은 윙에 대해 “연말까지 국내와 미국 버라이즌을 중심으로 10만대 수준이 출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LG전자는 돌리는 폰 윙에 이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두 번째 모델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의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시장 충격이 다소 완화되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것도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LG폰의 매출액이 증가하고 영업적자도 축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형 성장과 적자 축소가 3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